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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논단] 멕시코 경제위기의 교훈..차동세 <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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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은 좀 조용한 한해가 되기를 바랬지만 새해 벽두부터 나라
    안팎에서 돌아가는 모양이 심상치 않다.

    나라밖에서는 멕시코의 경제위기,일본 대지진,체첸사태등 대형사건들이
    잇달아 터지는가 하면 나라안에서도 정치권에서 심상치 않은 풍파가
    일고 있다.

    경제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금융시장이 난조를 보이면서 금리급등과
    주가하락이 지속되는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황은 이렇게 급변하는데 우리는 멀지않아 세계의 중심국가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도취되어 있다가는 크게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고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험
    요소는 무엇이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
    지를 냉철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멕시코의 경제위기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대단히
    크다 하겠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잘 되어 가는 것같이 보이다가 해가 바뀌면서
    한달사이에 환율이 66%나 절하되고 금리가 50%수준으로 오르는등
    겉잡을수 없는 혼란의 도가니에 빠진 멕시코경제가 주는 교훈은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외국으로부터의 자본도입,특히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외국자본으로
    경상수지적자를 보전하는 것은 위험천만이라는 점이다.

    외채총액이 1천3백억달러나 되는 세계최대의 채무국인 멕시코는
    그동안 주로 미국으로부터 유입되는 금융자본에 힘입어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견디어 왔었다.

    그러나 멕시코의 정치 경제상황이 다소 불안감을 보이자 이러한
    금융자본은 밀물처럼 빠져나갔고 이는 겉잡을수 없는 페소화의 폭락과
    국내금리의 급등이라는 국내경제의 교란을 몰고 왔다.

    둘째 자유화 개방화는 무조건 빨리 할수록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멕시코는 NAFTA 즉,북미자유무역협정에 가입하고 OECD에 가입함으로써
    우리를 놀라게 했다.

    처음에는 그런대로 플러스효과가 많은 듯하다가 막상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고 페소화가 흔들리자 엄청난 규모의 자본이동이 멕시코경제를
    뿌리째 흔들어 놓을 만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셋째 금융 외환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고 나면 멕시코처럼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에서는 약간의 국내정치불안이라도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는 점이다.

    NAFTA에 반대하는 농민의 폭동,여당 대통령후보의 피살과 같은
    정치적 혼란은 미국의 투자자들로 하여금 멕시코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싹트게 하였고 그것은 다시 금융자본의 대량유출,페소화의
    폭락을 몰고 왔다.

    우리나라는 멕시코보다 훨씬 튼튼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방정도도 낮기 때문에 멕시코에서 일어났던 일이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경제와 멕시코경제 사이에 어느정도의 유사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최근 OECD가입계획등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경제는 경상수지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면서도 국내 고금리로
    인한 금융자본유입과 주식투자를 위한 자본유입으로 환율은 오히려
    절상되고 있다는 것이 과거의 멕시코와 유사한 점이다.

    우리의 국내정치도 최근 혼조를 보이고 있으며 국민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여당과 야당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고 멀지않아 있을 지자제선거는
    한차례 선거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그리고 내년의 총선,내후년의 대선등 연속되는 선거열풍속에서 분위기가
    과열되면 자칫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렇게 볼때 우리가 멕시코의 경제위기를 교훈삼아 우리경제의
    운영에 유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본유입으로 인한 원화절상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물가안정에 최대 역점을 두고 있는 통화당국으로서는 은근히 원화절상을
    반기고 있을지 모르나 이것은 나중에 화근이 될 수가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자본유입으로 경상수지적자를 지속하게 되면 우리의 외채는 해마다
    불어날수 밖에 없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 4대채무국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둘째 국내금리를 국제금리수준으로 안정시키지 않고 급속한 외환자유화
    자본자유화를 추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구태의연한 통화관리로 인해 국내금리수준이 국제금리보다 현저히
    높은 상태에서 금융 외환시장이 개방된다면 우리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은
    실물경제와는 관계없이 멋대로 움직이게 되며 이는 엄청난 부담을
    주게 된다.

    개방시대에 맞는 통화관리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이다.

    셋째 자유화 개방화,혹은 세계화에 앞서 우리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기업의 기술력,금융산업의 경쟁력,사회간접자본의 경쟁력,정부의 경쟁력,
    교육의 경쟁력등 키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아무리 세계화를 외쳐도 경쟁력이 뒤따르지 못하면 자칫하다가는
    우스갯감이 되고 만다.

    넷째 연속되는 선거열풍속에서 사회가 혼란되지 않도록 정치를 안정
    시켜야 한다.

    정치인 스스로가 정치의 안정을 지켜주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과
    언론이 힘을 합쳐 정치의 과열로 인한 사회혼란과 경제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다.

    멕시코의 경제위기를 타산지석으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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