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등이 5백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지원을
약속,멕시코에 떨어진 불은 서서히 꺼져 가는듯하다.

그러나 "멕시코 페소화의 위기는 개도국 금융위기의 서곡에 불과하다"는
불안감이 런던등 유럽금융가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이른바 이머징마킷(선발개도국)을 새로운 시각으로
면밀히 분석하는등 투자 위험지역을 가려재는 작업에 온갖 신경을
쏟고 있다.

위험하다고 투자를 포기하기에는 그만큼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2위 멕시코는 어느라나가 될것인가.

영국 경영전략연구소인 "인디펜든트 스트라지"는 동아시아를 제외한
개도국들은 제2의 멕시코가 될수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3일자 월스트리트저널(유럽)을 통해 이머징마킷이라
일컷는 국가라고 경제여건을 동등시 하는것은 잘못된 견해라고 전제,이머징
마킷중에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는 이를위해 경제 사회 정치 문화적 다양한 변수를 활용,이머징마
킷으로 불리는 국가들을 진단한 결과 싱가포르및 홍콩 2개국만이
후진구조를 완전히 탈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은 저축된 자금이 부패로 인해 파산지경에 이른 국영기업으로
흘러가고 말레이시아 태국등은 재정오용 정도가 과도하는등 나머지
동아시아국가들은 한두가지 문제가 있으나 후진구조를 성공적으로
탈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했다.

다른직역에 비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한 민간자본의 생산성이
높은 점을 큰 장점으로 내세웠다.

아시아국가중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의 경우 주식시장은 성장세를
타고 있으나 사회구조가 후진성을 탈피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지적했다.

중남미에서는 칠레가 성공가능성을 보여줄뿐 페루 브라질등은 여전히
후진구조를 안고 있으며 체코및 슬로베니아를 제외한 러시아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등 나머지 동구권도 사실상 이머징마킷으로 분류키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특히 중남미의 경우 교육 투자및 저축수준이 상당히 낮은
문제를 안고 있으나 화폐의 평가절하 인플레의 급속한 둔화,외국자본의
유입등으로 경제여건이 과대포장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위기전에는 중남미증시가 아시아증시보다 오히려 성장세가
높았으나 그 사태이후 급락세로 돌아건것이 이를 반영해 준다는
설명이다.

증시나 기업의 성장률등 미시적 여건외에도 무역수지 금융여건 교육수준등
거시적 여건도 후진성을 탈피해야 진정한 이머징마킷 대열에 들어설수
있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새뮤엘 브리톤도 이달초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멕시코사태는 개도국 금융위기의 종언이 아니라 또다른 위기발생의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리톤은 중남미및 동구권외에도 개인사업이 허용되고는 있으나
서구식과는 달리 완전한 사유화가 보장되지 않는 중국을 후보국으로
포함시켰다.

대금 지부이나 부채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 큰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서구자본들이 10년전 인구가 많고 성장률이 높다는 사실만
믿고 구소련에 들어갔다.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제2의 멕시코 후보국은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에 따라 사도 차이가
있을수 있다.

그러나 한국 싱가포르등 일부 동아시아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개도국은
금융위기에 휩쓸릴 위험을 안고있다는게 현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