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둘러싸고 국가및 기업이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민간기업 기술연구소가 2천개를
넘어선 것을 계기로 "기술개발의 세계화 전략과 과제"에 관한 좌담회를
열었다.

이자리에서는 김동진 카스사장,김영우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장,이기준
서울대교수,이충구 현대자동차부사장,조성락 산업기술진흥협회부회장
(가나다순)등이 참석했다.

<>조성락부회장(사회)=우리나라의 기업부설연구소가 2천개에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는 양적인 성장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질적향상에 주력해야할 것입니다.

이시점에서 기술개발의 세계화 전략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영우소장=경제적 국경이 없어지면서 자연히 기술개발에서도 벽이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같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계적 관점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을 들여오고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이것이 기술개발의 세계화라고 봅니다.

기술개발은 기초 응용 상품화와 제품의 차별화까지 여러과정이 있으나
전과정을 독자적으로 처리할수 없으므로 강한 분야에 중점을 두고 먼저
시작하고 다른 것은 외국에서 조달하는 것이 세계화입니다.

또 경제 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가 진전되고 있고 경제발전의
생활편의증진의 핵심인 기술도 세계화추세로 나아갈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올해 WT0체제의 출범이나 우리나라의 OECD가입에 따라
모든 문제에서 외국인이 내국인대우을 받게되고 기술개발도 예외가
아닙니다.

정부개발사업에 외국이 참여하게 되면 세계적관점에서 기술혁신이
추진될 것입니다.

<>이충구부사장=자동차의 경우 기술의 벽이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독일간의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벤치마킹등을 통해 서로
배우게돼 어느부분은 자동적으로 공유하게 됩니다.

부품도 가격경쟁력을 갖추려면 전세계에 걸쳐 조달하지 않으면 안돼
자연히 세계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기준교수=세계화가 진전되면 기술후진국입장에서는 기술보호막이
없어져 큰 부담이 됩니다. 그러나 세계화가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상당한 수준의 기술이 있으면 시장개척등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기술개발에 관심갖는 중소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부회장=기술개발의 세계화는 어디에 촛점을 맞추고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이 전략을 세계동향에 비춰가면서 말씀해주시죠.

<>김동진사장=우리회사는 전자저울전문 중소기업으로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세계5-6위를 다투다보니 마케팅 기술등 기업경영의 모든분야에서
세계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세계화는 좋은 사람을 확보해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기술도 마케팅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지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 현지
기술자를 활용해야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또하나는 정보확보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필요한 기술을 어디에서
싸게 구할수 있는가를 알수 있도록 외국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보다 한단계높은 기술이 필요해 조사해보니 러시아에 뛰어난
인력이 있고 일본에서 싸게 들여올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이부사장=기술개발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교육훈련을 통해
재능을 발현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대학교육에 문제가 있지만 현실이니만큼 받아들이고 전략을
짜야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재능이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고 있으므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보유한 인력을 기초부터 철저히 재무장시키고 우수한 지휘능력을
가진 사람을 길러 잘 조직화하는 것이 세계화의 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이교수=기술개발의 세계화에서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2천개 연구소 가운데 대부분은 외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알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정보전쟁시대라고 불리는 요즘 서울대에서는 외국의 저널을 배편으로
받아봅니다.

몇달이 지난뒤에 알게돼 아무소용이 없지요.

인력양성과 관련된 문제로 기술자가 대우받지 못하는 사회풍토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기술자로서 평생을 바치겠다는 생각을 펼칠수 있는 길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막혀 있습니다.

<< 계 속...>>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