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체들은 향후 수년간을 도약의 시기로 잡고
생산능력의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생산능력의 확장이 생산성향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우리의 현주소를 비추어 볼수 있는 좋은
거울이다.

일본 자동차산업은 일본 노동력의 약 9%를 흡수한다.

수출의 22%를 점하고 있으며 93년말 기준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자동화회사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토요다의 소형차의 생산단가는 $6,342이다.

그러나 닛산 혼다 마즈다는 이보다 훨씬 뒤진 $7,160으로 미국의 포드의
$6,591보다도 뒤진다.

이와같은 차이가 규모의 경제에서 발생하는 차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분석에는 문제가 있다.

자동차산업이 엄청난 투자를 요하는 자본집약적 산업임에는 틀림없다.

새로운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적어도 4년마다 시장에 내놔야하는 상황을
고려할때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감당할수 있을 만한 규모의 경제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가 회사의 수익성까지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논하자면 미국의 GM을 빼놓을수 없다.

89년까지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현재도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이 갖춘 GM이 계속 적자를 내고 있으며 소형차의 생산단가도
9천68달러로 타회사에 비해 월등히 비싸는 사실은 규모의 경제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생산능력에 있어 일본 2위인 닛산도 적자이기는 마찬가지.그렇다면
4백20만대 정도의 비슷한 생산능력을 갖춘 토요다와 GM의 생산단가가 현저한
차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일본 2위의 닛산은 적자에서 허덕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규모의 경제에 있었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전략의
차이에서 빚어진 것이다.

닛산과 혼다는 공장간의 경쟁일 조장하므로써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유도하는 전략을 취했다.

계열공장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혁신적인 생산방법과 품질관리 기법의
창안을 조장함으로써 생산성과 품질의 향상에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수
있었다.

공장간의 각기 다른 생산방식이 채택됐다.

생산능력이 증대되고 공장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동일한 생산방식을
채택하므로써 얻을수 있는 시너지( eynergy )의 효과를 거둘수 없었다.

반면 토요다는 초기부터 모든 공장에 동일한 생산방식을 채택했다.

주어진 방식내에서 카이젠(개선)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했다.

또한 아이찌켄에 거의 모든 공장을 집중시키고 협력업체도 같은 지역으로
유도하므로써 재고비용을 최소화하는 JIT( just-in-time )방식의 채택이
가능했다.

토요다는 대부분의 공장이 동일한 생산 방식과 품질관리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협력업체에 대량의 물량을 발주할수 있었다.

그러나 닛산은 이러한 이점을 찾을수 없었다.

요즈음 우리 자동차업체들은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그것도 이곳저곳에 지역적으로 나누어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확장이 전부는 아니라는 교훈이 일본사례를 통해 읽을수 있다.

이 보다는 복합적인 접근법 죽,부품의 규격화및 공유화,공장의 위치,생산방
식 협력업체의 육성및 협력관계수립 설계기간의 단축등에 관한 통합적인
전략의 수립이 더 중요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