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학KB증권(가칭)이 정부로부터 설립내허가를 받은지 1년이 넘도록 경영
진구성조차 하지 못하는 난항을 겪고 있어 정부의 합작증권사설립허가 기
준이나 사후관리등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학KB증권은 지난 93년 11월초에 영국계증권사
인 클라인워트 벤슨(KB)등 3개사와 국내 신극동제분등 9개주주의 출자에
따라 제2의 합작증권사로 설립내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내허가이후 1년3개월이 넘었음에도 주주 양측이 경영방식을 두고
심각한 의견차이를 빚음에 따라 본인가를 위한 인원 조직등 영업준비가 전
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이 우학KB증권출범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당초 합작원칙으로 합의했
던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대해 양측이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
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양측은 경영에 전혀 개입치 않고 합작증권사의 아이디어를 내고 국
내외합작파트너를 모은 전문경영인그룹이 경영을 맡기로 하기로 했으나 국
내대주주인 신극공제분쪽이 경영에 관여키로 하고 KB쪽이 당초 의견을 고
집하면서 갈등이 증폭돼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처럼 양측의 의견차이가 우학KB표류의 근본적인 원인
이지만 재경원(당시 재무부)의 내허가기준에 내허가이후 본인가까지 시한
등을 정하지 않은 것도 우학KB의 표류를 장기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합작증권사허가에 30대그룹과 금융기관등을 배제,외국관행등에 어두운
중소기업들만이 참여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재경원 관계자는 "당시로선 우학KB가 본인가에 이처럼 오랜 기간을 끌줄
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본인가준비등은 전적으로 양쪽 주주의 문제이기 때
문에 관여할 생각이 없지만 이후 합작증권사 내허가때는 본인가까지의 시
한을 1년이내로 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