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한도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번 조치를 금리가 다소 오르더라도 통화만은 잡겠다는 정부
방침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장단기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쉽사리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 통화 >>>

한국은행이 다음달부터 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한도를
252조9천1백7억원에서 36조4천8백34억원으로 한꺼번에 40%(10조5천7백
27억원) 늘리기로 한것은 CD물량을 늘려 통화관리부담을 가급적 줄여보자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현재 통화지표로 사용하고 있는 총통화(M2)는 현금통화에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을 더해 구할뿐 CD는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은행들이 CD를 팔면 파는만큼 총통화량이 줄어들게 된다.

예컨대 현재 총통화를 1백30조원으로 상정할 경우 이번에 새로 한도가
늘어나게된 CD물량(10조5천어원)이 일시 모두 팔렸다고 가정하면 총통화량은
약 8%가량 줄어들게 된다.

총통화증가율을 가지고 통화관리를 하는 당국입장에선 통화를 신축성있게
공급하면서도 총통화증가율은 낮게 가져갈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당국이 통화관리수단으로 CD발행을 유도했던 적이 많았던 적도
사실이다 물론 은행들이 CD발행을 통해 들어온 자금을 그냥 묶어두지는
않는다.

이를 가지고 또다시 대출을 주는등 자금을 운용, 총통화는 다시 늘어난다.

이런 통화당국의 숫자놀음을 막기위해 통화관리지표를 총통화에서
"총통화+CD"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 금리 >>>

CD발행한도확대조치는 당장 단기금리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론 3년짜리 회사채유통수익률등 장기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들이 CD발행을 늘리면 시중에 유통되는 CD가 많아진다.

그렇게되면 CD값은 떨어지고 유통수익률은 올라간다.

사고자하는 사람은 일정한데 팔고자하는 은행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8일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7일 연16.70%였던 CD유통수익률은 이날 오전 연16.50%로 하락했다.

그러나 CD발행한도확대소식이 전해진 오전 11시께 연16.70%를 기록,
상승세로 돌아선후 연17%대까지 육박했다.

시장요인으론 충분히 금리가 떨어질 상황이었는데도 한도확대발표로
상승세를 보였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뿐만 아니다.

다른 단기금리에도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시중 여유자금은 한계가 있는데 CD를 통해 자금을 빨아가면 다른 상품에
투자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탓이다.

당장은 CD와 성격이 비슷한 투금사의 CP(기업어음)금리가 올라갈게 분명
하다.

또 은행들이 기업들에게 상당량의 CD를 이른바 "꺾기"를 통해 팔아온
관행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여유자금운용폭은 적어질수 밖에 없다.

그래서 콜금리에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론 회사채매입세도 위축돼 회사채유통수익률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많은 자금관계자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를 금리가 다소 올라가더라도
통화를 잡겠다는 의지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올해 시장금리는 회사채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 연15%대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 제2금융권 >>>

투금사등 제2금융기관들은 은행의 CD발행한도 확대가 CD공급확대로 이어져
CD유통수익율이 오르는 등 시중실세금리가 모두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한은의 발표가 있자 9일 다른 금리는 변동하지 않았는데도 유독
91일물 CD유통수익율은 연16.0-16.9%를 기록, 전날보다 0.3-1.2%포인트
뛰었다.

금융전문가들은 이렇게 CD유통수익률이 오르면 제2금융권에 있던 고객의
자금이 은행CD상품 쪽으로 흘러가게돼 제2금융권 자금이 은행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투금사들은 당국이 안정적인 통화관리를 위해 은행에만 예금한도를 늘려
주는 것은 보험등 제2금융권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투금사들은 CD상품에 경쟁하기 위해 기업어음(CP)등 다른 투금상품들의
금리를 연달아 올릴 수 밖에 없어 전반적으로 시중금리 상승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전문가들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금고 속에 있던 부동자금이
은행권으로 빨려 들어오는 효과가 있어 전체적인 금융기관들의 자금사정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팀>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