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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사 새지평을 열자] (2) 서로를 동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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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사원들이 고향에서 가져와 가꾼 "팔도잔디"로 유명한 마산의 한일합섬.
    우리나라 총수출액이 32억달러에 불과했던 지난 73년 단일기업 최초로
    수출 1억달러를 돌파했던 회사다.

    70년대말 종업원수는 무려 2만8천명. 이회사는 80년대후반 전세계적으로
    몰아친 섬유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경영수지는 적자로 돌아섰고 인근비가 싼 동남아등지로 공장을 이전하는
    바람에 종업원도 5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런 이 회사가 지난해5년만에 흑자를 냈다.

    노사가 협력적관계를 다져 각고의 노력끝에 일궈낸 결실이다.

    경영진들은 이 공을 모두 노동조합에 돌리고있다.

    회사가 기울자 불안해한 사람들은 근로자였다.

    자신들이 만들던 제품이 해외에서 생산되는 것을 보고 더욱 불안을
    느꼈다.

    사실 90년대 초반 3차례 "명예퇴직"도 단행됐다.

    경영진들은 이같이 불안해 하는 근로자들을 끌어안으며 아픔을 같이했다.

    "떠나는 동료들에게 나름대로 최선의 대우를 해주는 회사에 믿음을
    갖게됐다"고 이회사 유재용노조위원장은 당시를 회고한다.

    87년 일주일간 철야파업에 참가,구속됐던 그였다.

    이런과정을 겪으면서 이회사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회사가 근로자들의
    생활경쟁력을 높여주는 대신 근로자들도 회사가 경영경쟁력을 갖도록
    도와야한다"는 인식이 뿌리를 내리게 됐다.

    한일합섬의 이러한 노사관계는 흔한 사례는 아니다.

    아직은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있는 경영진들이 많기때문이다.

    일부 경영층들은 노조결성을방해하고 "집행부 길들이기"에 많은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기도한다.

    "내가 집도 주고 그동안 먹여 살렸는데"라며 "집나간 자식"에게
    못내 섭섭해하듯하는 경영진들도 많다.

    충남 청양군에 있는 중소레미콘업체인 J사의 사례가 이같은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있다.

    이회사 사주는지난해 운전기사들이 노동조합설립을 추진하자 콘크리트
    믹서트럭 10대를 팔아버리는등 노조와해를 시도하다 부당노동행위로 처벌을
    받았다.

    규모가 크고 노사관계의 경험을 많은 회사들도 강성노조에 대해서는
    불안해한다.

    그래서 대의원 선거가 치러질때면 온건성향의 대의원이 당선되도록
    신경을 쓴다.

    실제로 이런활동이 드러나 마인을 당하거나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된
    사례들도 많다.

    이는 아직도 "노조가 강해지면 회사가 망한다는 인식이 사측에 팽배해
    있기때문"(한진해운 정원서위원장)이라는 것이 현장의 소리이다.

    88년부터 94년까지 중앙노동위와 각 지방노동위에 접수된 부당노동행위
    고소 고발건수는 모두 8천28건에 이른다.

    89년 1천8백87건을 정점으로줄고있으나 지난해의 경우 6백50건에
    달했다.

    이가운데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은 건수는 전체 접수건수의 10%를
    넘는 87건이었다.

    노측은 사측이 툭하면 노동조합의 분규에 손해배상청구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87년부터 93년4월까지 사측의 손해배상청구는 42개업체 52건.청구금액은
    1백9억원에 달했다.

    회사측이 승소한 사건은 11건으로 청구건수의 4분의 1에 못미친다.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 관계자는 "손해배상청구가 핵심간부제거를
    통한 노조 파괴 및 약화전략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안산의 L사는 불법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노조를 상대로 3천5백만원을
    청구했으나 "파업을 유발한 책임이 회사측에 있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받았다.

    노조를 경영목표달성을 위해 관리해야할 회사내 일개부서로 취급하면서
    협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실체를 인정하고 그 존재를 존중해야 한다.

    "생활수준이 나아져도 인간관계에서 모멸을 느낀다면 이점이 바로
    분쟁의 불씨가 된다"(전재환 대우중공업 노조위원장)노조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연대하는 것 만이 노사협력을 이룰수 있는 지름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 연대는 어렵지 않다.

    사장이 연초에 지난해 경영성과를 직접 공개설명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회사를 책임지는 사장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는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근로자를 생산주체로 인정해주는 것이기 때문"(구미공단 대우전자
    지창백사무국장)이다.

    "지난해 38차 1백4일 협상중 본교섭에는 사장이 꼭 참석했다.

    그점을 고맙게 생각한다"(김동교 인천제철위원장) 노동경제연구원
    양병무박사는 "경영환경이 악화될수록 기업주들은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한다.

    확실한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의 양보를 이끌어낸 유럽기업들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 "노동조합설립이 회사의 위기로 인식되던 시절은 지났다"며
    "노조는 이제 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성장의 주춧돌이 될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합섬 유재룡위원장은 일본 아사히카세이사 노조를 방문하고
    느낀 점을 이렇게 전한다.

    "회사가 근로자들의 고민을 세밀히 청취하는 대신 근로자들은 회사의
    건실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경쟁력있는 노사관계의 정립입니다" 노사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할 대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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