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경영진의 현지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역실정을 잘아는 훈련된 경영인이 없어 사업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형 가전및 반도체회사인 모토로라는 지난4년동안 중국내 매출이
총매출의 10%에까지 육박했지만 최근 경영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

"경영자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더라도 분명 그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상해소재 중국유럽경영연구소 소장 장 보곤전)

"도대체 실용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이 없다"(북경소재 모토로라 사내대학의
데이빗 헨드릭슨)는 등의 지적처럼 자질있는 경영인 부족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

이에따라 모토로라는 지난해 헨드릭슨이 이끄는 사내교육과정을 개설,
사회적인 교양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지도하도록 했다.

뿐만아니라 모토로라는 직무교육을 위해 종업원중에서 매년 60명씩을
선발, 아시아전역과 미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이로인한 비용만 연간 100만달러.모토로라는 오는 5~10년사이에 중국에
모두 1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실정은 중국에 나와있는 기업들이면 공통으로 겪는 현상이다.

영국과 네덜란드합작의 유니레버그룹은 오는 2000년까지 매년 1억달러씩
투자할 계획을 잡아놓고 우선 80명의 직원을 중국에 파견했다.

또 미국의 대형 회계회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는 지난 93년 처음으로
중국에 15명의 직원을 파견한 이후 요즈음엔 271명으로 늘렸는데 지금도
계속 인원을 모집중이다.

최근에는 상해에 60만달러를 들인 훈련센터까지 문을 열었다.

지난 수년간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속속 중국에 들어와 엄청난 규모의
장기투자를 하고 있는데도 경영위기만을 초래한데 대한 반성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중국이 국영기업의 사유화과정을 거치면서 경험있는 경영인들에
대한 요구가 많아져 이들 프로 기업인에 대한 수요는 폭발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미국의 에어컨회사인
캐리어같은 베테랑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다른 다국적기업들처럼 캐리어도 이곳에서 국영회사매수를 확대해 가고
있는데 경영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캐리어는 회사 수뇌부에서 훈련을 거친후 경영자로 영입하기 위해 상해
대학의 중국인 박사예정자 2명을 후원하는 프로그램까지 만들었다.

이 회사의 월터 러시메이어 감사는 "우리의 요구를 충족시킬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우리 스스로 해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