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금융위기가 재발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멕시코 페소화가 폭락하기 시작했을때 신속히 대처하지 못해 국제금융시장
이 대혼란에 빠질 위기로 몰렸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들이 내놓는 금융위기 대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구제기금을 조성해 위기가 발생하면 즉각 사용하자는 주장이 하나이고
기금을 조성하지 않고 시장의 기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다른 하나이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지난 9일 의회 증언
에서 멕시코 금융위기가 다른 나라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사태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산하에 1천억달러의
금융위기구제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주간경제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의회의 반대로
미국이 멕시코 금융지원 시기를 놓쳐 심각한 국제금융위기를 초래할뻔
했다고 지적하고 금융위기 해결은 국제금융기구가 떠맡아야 한다고 주장
했다.

미국 MIT대의 루디 돈부시 교수는 자본도입국과 투자가들이 스스로 위기에
대처토록 해야 한다며 기금 조성을 반대한다.

구제기금을 조성할 경우 자본도입국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수 있으며
투자가들이 감수하는 위험에 비해 과도한 이익을 챙기게돼 시장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주간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를 구제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투기성이 강한 단기자금 흐름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신흥국들이 단기자금 정보를 신속히 집계토록 하는 예방책이 낫다고 주장
했다.

국제금융위기 대처방안은 오는 6월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
(G7)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제기금을 조성하든 않든 확실한 것은 금융 개방화.세계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부적절한 정책을 고집하는 국가는 즉각 시장으로부터 엄벌을 받는다는
점이다.

경제정책의 신중한 운용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