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지금은 경기진정책 쓸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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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경기상황이 과열이냐 아니냐를 놓고 정부와 재계의 시각이 다르다.
재정경제원은 경기가 과열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생산 소비
투자등 부문별로 과열방지대책 수립에 착수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현상태는 경기과열이 아닌 안정성장 국면이기 때문에
경기진정책을 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재계는 오히려 지금 살아나는 경기를 북돋워야할 때라고 보고 있다.
경기가 침체냐,과열이냐,부양책을 쓸때냐,진정책을 쓸때냐를 놓고
정부당국과 재계의 논쟁은 그동안 숱하게 반복돼 왔다.
이번의 경우도 그러한 오랜 논쟁의 또다른 장면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경제를 보는 눈,더욱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경기동향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눈은 서로의 입장에 따라 다를수 있다.
우리는 어느쪽의 시각이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에 앞서 경기가 과열이라
판단되면 진정책을 쓰고,침체라고 판단되면 부양책을 동원하는 것이
경제정책은 아니라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자 한다.
94년의 성장률은 8%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설비투자 증가율은 19%를
웃돌았으며 작년 12월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5.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활황을 반영하여 실업률도 2.2%의 최저수준을 나타냈고 자동차
고급가구등 내구 소비재의 수입이 금액은 적지만 급격히 늘고 있고 백화점
매출액도 크게 늘고 있어 소비동향도 우려할만 하다는 것이다.
또한 올들어 수출증가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몇가지 지표가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를 깊게 하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를 어떻게 읽어야 하고 경기문제를 어떻게 보아야할
것인가.
첫째 몇가지 지표를 평면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94년의 높은 성장은 92년과 93년의 성장률이 각각 5%와 5.6%로 낮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제조업가동률이 높은 것도 92년과 93년 설비투자의 부진이 반영된 것이다.
90년과 91년의 설비투자는 각각 18.8%, 12.1% 증가되었는데 92년에는
1.1% 감소했고 93년에는 0.2% 증가에 그쳤다.
94년 들어 설비투자가 늘어났지만 제조업가동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92~93년의 설비투자 부진으로 기업이 최근의 경기회복에 미처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 할수 있다.
둘째 경기가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업종,모든 부문이 다함께 활황세를 탈수 없지만 과열을 우려하여
진정책을 쓰려는 단계에서도 얼어붙어 있는 업종과 부문이 있다.
이런 부문은 진정책앞에서는 동사할 운명에 놓인다.
경기진정 또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융긴축정책을 검토함에 있어서도
긴축여부나 그 정도를 따지기에 앞서 경기흐름을 타지 못하는 부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
경기호황속에 나타난 중소기업의 높은 부도율과 도산은 단순히 산업구조
조정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치부될수 없는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대금의 현금지급강화,어음지급 기한축소,불공정한
하도급거래 관행의 시정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경기과열방지대책이 금융긴축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적절한 통화공급처럼 중요한게 없다.
돈이란 물처럼 흘러야 한다.
돈의 양도 중요하지만 흐르는 채널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돈의 양도 고르지 않고 채널도 막혀 있다.
돈이 넘쳐흐를때에는 중소기업을 비롯한 취약부문의 자금사정은 상대적으로
좋아지다가 돈줄을 조금만 죄면 이들 부문은 심한 가뭄을 탄다.
정부가 긴축기미를 보이기라도 하면 우리의 금융시장은 금세 불안에
빠져들고 왜곡된다.
대기업은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 나서고,따라서 자금의 가수요현상은
당연히 나타난다.
돈줄 못찾는 중소기업은 부도로 쓰러진다.
총통화증가율 20%수준에서도 콜금리가 25%이상 치솟는 상황은 바로 자금
시장이 왜곡돼 있다는걸 보여주는 것이다.
경쟁국보다 몇배 높은 고금리로는 우리의 기업이 제대로 경쟁력을
키울 힘을 잃게 된다.
현재 한국기업은 고금리 원화절상 원자재값 상승등 신3고현상에 직면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열방지책에 치중하면 91년과 92년에 경험했던 바와 같은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다.
과열과 침체,진정책과 부양책을 반복하는 온 냉탕식 정책반복은 바람직
하지 않다.
세계는 하나의 단일시장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살아남는 길은 경제를 강하게 만드는 것밖에 없고 그것은
과열방지를 위한 총수요억제보다 한국경제의 공급능력확대에서 찾아야
한다.
성장능력을 키우기 위한 성장추세의 장기지속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제아래에서 일부 과소비현상과 물가불안을 털어내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
재정경제원은 경기가 과열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생산 소비
투자등 부문별로 과열방지대책 수립에 착수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현상태는 경기과열이 아닌 안정성장 국면이기 때문에
경기진정책을 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재계는 오히려 지금 살아나는 경기를 북돋워야할 때라고 보고 있다.
경기가 침체냐,과열이냐,부양책을 쓸때냐,진정책을 쓸때냐를 놓고
정부당국과 재계의 논쟁은 그동안 숱하게 반복돼 왔다.
이번의 경우도 그러한 오랜 논쟁의 또다른 장면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경제를 보는 눈,더욱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경기동향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눈은 서로의 입장에 따라 다를수 있다.
우리는 어느쪽의 시각이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에 앞서 경기가 과열이라
판단되면 진정책을 쓰고,침체라고 판단되면 부양책을 동원하는 것이
경제정책은 아니라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자 한다.
94년의 성장률은 8%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설비투자 증가율은 19%를
웃돌았으며 작년 12월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5.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활황을 반영하여 실업률도 2.2%의 최저수준을 나타냈고 자동차
고급가구등 내구 소비재의 수입이 금액은 적지만 급격히 늘고 있고 백화점
매출액도 크게 늘고 있어 소비동향도 우려할만 하다는 것이다.
또한 올들어 수출증가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몇가지 지표가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를 깊게 하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를 어떻게 읽어야 하고 경기문제를 어떻게 보아야할
것인가.
첫째 몇가지 지표를 평면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94년의 높은 성장은 92년과 93년의 성장률이 각각 5%와 5.6%로 낮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제조업가동률이 높은 것도 92년과 93년 설비투자의 부진이 반영된 것이다.
90년과 91년의 설비투자는 각각 18.8%, 12.1% 증가되었는데 92년에는
1.1% 감소했고 93년에는 0.2% 증가에 그쳤다.
94년 들어 설비투자가 늘어났지만 제조업가동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92~93년의 설비투자 부진으로 기업이 최근의 경기회복에 미처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 할수 있다.
둘째 경기가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업종,모든 부문이 다함께 활황세를 탈수 없지만 과열을 우려하여
진정책을 쓰려는 단계에서도 얼어붙어 있는 업종과 부문이 있다.
이런 부문은 진정책앞에서는 동사할 운명에 놓인다.
경기진정 또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융긴축정책을 검토함에 있어서도
긴축여부나 그 정도를 따지기에 앞서 경기흐름을 타지 못하는 부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
경기호황속에 나타난 중소기업의 높은 부도율과 도산은 단순히 산업구조
조정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치부될수 없는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대금의 현금지급강화,어음지급 기한축소,불공정한
하도급거래 관행의 시정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경기과열방지대책이 금융긴축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적절한 통화공급처럼 중요한게 없다.
돈이란 물처럼 흘러야 한다.
돈의 양도 중요하지만 흐르는 채널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돈의 양도 고르지 않고 채널도 막혀 있다.
돈이 넘쳐흐를때에는 중소기업을 비롯한 취약부문의 자금사정은 상대적으로
좋아지다가 돈줄을 조금만 죄면 이들 부문은 심한 가뭄을 탄다.
정부가 긴축기미를 보이기라도 하면 우리의 금융시장은 금세 불안에
빠져들고 왜곡된다.
대기업은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 나서고,따라서 자금의 가수요현상은
당연히 나타난다.
돈줄 못찾는 중소기업은 부도로 쓰러진다.
총통화증가율 20%수준에서도 콜금리가 25%이상 치솟는 상황은 바로 자금
시장이 왜곡돼 있다는걸 보여주는 것이다.
경쟁국보다 몇배 높은 고금리로는 우리의 기업이 제대로 경쟁력을
키울 힘을 잃게 된다.
현재 한국기업은 고금리 원화절상 원자재값 상승등 신3고현상에 직면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열방지책에 치중하면 91년과 92년에 경험했던 바와 같은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다.
과열과 침체,진정책과 부양책을 반복하는 온 냉탕식 정책반복은 바람직
하지 않다.
세계는 하나의 단일시장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살아남는 길은 경제를 강하게 만드는 것밖에 없고 그것은
과열방지를 위한 총수요억제보다 한국경제의 공급능력확대에서 찾아야
한다.
성장능력을 키우기 위한 성장추세의 장기지속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제아래에서 일부 과소비현상과 물가불안을 털어내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