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지난해 우체국 예금.보험의 수신고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이제 우체국금융이 외적성장의 기반을 구축하였음은 물론 내실을 기할
새로운 전환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즉 우체국 금융은 향후 다가오는 금융개방화,자율화등 대내외 환경변화에
적극 대처하여 국영금융으로서의 본연의 임무수행과 함께 사업의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안될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였다고 생각된다.

우선 우체국금융의 내용을 볼때 예금수신고는 7조7,939억원으로 국내
시중은행중 9번째의 규모이고 보험기금은 2조3,953억원으로 국내
생명보험회사중 7번째의 규모에 달하고 있다.

구좌수 면에서도 예금 1,300만구좌,보험 140만구좌로서 중견
금융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우체국 금융의 분야별 1계좌당 평잔고와 계약보험금을 보면 각각
타 시중은행의 약2분의1 타보험회사의 약5분의1수준으로 소액가입자
중심이다.

전국 금융기관별 점포분포에 있어서도 수익성 위주의 타 시중은행들이
주로 대도시에 편중된 현상을 보이는데 반해 우체국은 농어촌 지역에 집중
분포되어 있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민금융의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잘 알수 있다.

이러한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룩한 10조원 수신고
달성은 타 금융기관의 그것과는 또다른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수 있다.

즉,전국에 고루 퍼져있는 우체국망을 온라인으로 연결하여 예금및
송금서비스등의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들을 온 국민에게 편리하게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의 기대에 호응할수 있는 중견 금융기관의 위치를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체국 금융은 자금운용의 측면에 있어서도 94년10월말 현재 총
자금의 약46%인 4조6,800여억원이 도로,항만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및
농어촌 구조개선을 위한 투자재원의 주 공급원으로 이용되는 국.공채 매입과
재정투융자 특별회계에 예탁되어 국영금융으로서의 주된 임무중의 하나인
국가경제발전및 지방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일찌기 구주,일본등 다른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알수 있듯이 타 시중
민영은행의 상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국민경제차원에서 보완할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바로 우체국 금융이 담당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다기오는 21세기에 요구되는 우체국금융의 미래상은 지금까지
언급된 서민 금융기관으로서의 본연의 기능수행외에도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더욱 선진화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장 광범위한 우체국망이 앞으로 국가경쟁력의 근간이 될 초고속
정보통신망에 연결됨으로써 기존의 우편배달을 위한 물류망,금융서비스의
네트워크,그리고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정보통신망을 종합적으로
갖춘 전국적인 종합망의 형태를 갖춤으로써 대국민 종합금융및 종합
정보서비스 제공에 우체국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수 있어야 됨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우체국은 앞으로 유통 금융 정보제공의 종합서비스 창구로서
국민경제의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모든
이용자에게 보다 가깝고 편리한 서민금융기관으로서 국영금융의 본분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우체국금융은 격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여
사업운용의 효율화를 기해야 한다.

또 다각적인 대국민 서비스제공등 그 내실을 기함으로써 10조원 달성이라는
커다란 전기를 맞이하여 국영금융으로서 새시대를 맞는 새 우체국상의
정립에 더욱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