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혼다사가 일본의 자동차 내수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종래의 기술지향형 개발을 타파,생산부문과 긴밀한 연대를 통해 대폭적인
생산원가 절감을 이루는 위력을 발휘하면서 일본 자동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혼다의 대대적인 개혁의 결실은 지난해 10월 일본 국내시장에
내놓은 신형 RV"오딧세이"를 통해 드러났다.

이 자동차는 불과 2개월만에 1만 5천대가 팔려 월 3천대 목표를 크게
웃돌면서 오랫만에 혼다의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혼다의 기술진들은 신제품을 개발할때 예산이나 개발연구비의
규모에 구애받지 않았다.

억대가 넘는 비용을 들여 완성한 제품도면이라도 만족할 수 없으면
뜯어고치기 일쑤여서 "기연귀족"이라 불려왔다.

그러나 오딧세이를 개발할때는 생산기술팀과 개발추진팀이 밀접한 협력을
이뤄 통상 3백~4백억엔이 소요되던 신규투자와 설비보강 비용을 30%나
절감해냈다.

오딧세이의 성공은 생산비용절감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킨다는 개발연구팀의 의식이 투영돼 이뤄진 결실이었다.

이러한 의식이 생겨난 것은 90년대에 들어서 소비자의 욕구가 크게
다양화되면서 신기술을 앞세운 신형차라고 해도 소비자의 인기를
확실하게 끌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혼다는 신제품 개발팀내에 연구,기술,제조분야 이외에 판매,
생산분야에서의 최고전문가를 극비리에 동참시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읽어내는데 주력했다.

한편 혼다는 지난달부터 지금까지의 신기술만 앞세운 상품의 성능에
의존해오던 판매스타일에서 탈피,"살아남기위한 판매개혁 전환점
찾기"를 선언하며 딜러시스템위주로 판매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으로 3년간에 걸쳐 중고차 판매거점에 신차딜러를 배치하고 한구획에
하나의 판매대리점만 두는 테리토리( territory )제 딜러시스템을 도입,
선진 딜러를 앞세워 승부한다는 방침이다.

혼다는 이와 함께 현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혼다로부터 과실을 일본내로 일부 송금시킬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러한 영업이익금의 송금은 연간 5백억엔이상이 될 전망이다.

미혼다는 또 최근 자동차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시장에
자본,기술,인력을 지원해 아시아시장으로 생산범위를 확대한다는
혼다의 전략에 크게 부응하고 있다.

미혼다의 아시아진출은 아시아정서를 감안,일본에서 직접 아시아지역에
들어가는 것보다 미국을 통하는 것이 일본에 대한 저항감을 줄일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와모토 혼다사장은 글로벌시대에 있어 좋은 기업이란 높은 수익을
내는 견고한 기업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혼다의 거듭나는 미래에 대해 자신있게 말한다.

"97년까지 생산비절감을 이룬 15차종을 내수시장에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 여세를 몰아 아시아지역에서 투자.제품.히트의 3박자를
통해 더욱 뻗어나갈 것이다"

< 김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