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촌이냐 10촌이냐" 통상산업부가 난데없이 촌수 논란에 휘말려 있다.

논쟁의 대상은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명예회장)과 정태섭 삼천개발사장.

과연이들이 6촌간이냐,아니면 10촌간이냐가 논쟁거리다.

문제의 발단은 삼천개발이 강원도 옥계에서 중소기업 고유업종인 생석회
제조공장을 건설하면서 비롯됐다.

이에대해 한국석회석가공협동조합과 관련 중소기업들이 "한보가 친척 소유의
위장계열사를 내세워 고유업종을 침해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

이들은 지난달말 통산부에 탄원서를 낸데 이어 지난15일엔 청와대에도
민원을 접수시켰다.

삼천개발의 정사장과 한보의 정회장이 6촌간이라는 증거로 해주 정씨
족보까지 첨부했다.

그러나 한보측은 정회장의 할아버지인 선교씨가 백부인 광상씨의 양자로
들어가 정사장과 정회장은 호적상 10촌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민법상 친족은 8촌이내의 혈족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것.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고유업종 침해 여부를 가려야 하는 통산부.

통산부관계자는 "일단 촌수 논쟁에 대해 법무부의 유권해석을 의뢰해
놓았으나 양측의 자율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느쪽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구설수에 오를 것"이라며 고민을 실토.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