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의 왕자로 일세를 풍미한 슈나이더가 제1차세계대전 때 오스트리아
군에 들어가 스키 교관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오스트리아군은 골짜기를 경계로하여 이탈리아군과 맞서고 있었는데
때마침 산과 골짜기에 눈이 덮여 은일색의 경치였다.

슈나이더는 눈의 유혹을 받아 스키를 신더니 참호에서 눈의 사면을
미끄러져 갔다.

모두 깜짝놀라고 적진에서는 탄환이 밧발치듯 날아왔으나 용케 탄환을
피해 한바퀴 돌고 참호로 돌아왔다.

다음날도 슈나이더는 사면을 미끄러져갔는데 그날은 웬일인지 적진에서
총을 쏘지 않고 그대산 적진에서도 한사람의 스키어가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 두사람은 잠시나마 적대감정을 버리고 진쟁이라는 냉혹한 현실에서
잠시 도피하여 같은 취미를 즐겼다고 한다.

스키를 즐기는 동호인 모임인 럭키 설우회(회장:김광중부장)는 요즘
제철을 만나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2백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으며 매월 10여명 이상의 회원이 늘고
있다.

"귀족스포츠"로 인식돼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가며 30명이 시작했던
87년 발족당시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번 시즌엔 두번의 행사를 가 다.

작년 12월17일엔 용평에서 1월21일엔 포천 베어스타운에서 설원을
즐겼다.

회사보조금과 단체할인 스키강습등을 통해 최소비용으로 최대만족을
회원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시즌과는 달리 올해엔 더욱 참가회원이 많아졌다.

총무를 담당하는 예정현대리(해외사업팀)는 행사진행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라며 필자에게 보람 반 하소연 반으로 푸념한다.

스키가 대중 스포츠로서,그리고 가종동반의 행사로서 자리잡혀 가고
있음의 증거라 생각한다.

오는 2월18일엔 용펑에서 1박2일의 일정으로 행사를 계획중이다.

당일코스보다 1박2일의 행사는 매우 즐겁다.

오가는 차안에서, 한밤중 마련되는 장기자랑은 관리자와 사원, 가족
등이 한데 어우러진다.

건강과 가정의 화목을 도모함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유대를 쌓아 좋은
인간관계 형성에도 크나큰 역할을 한다.

스키는 겨울철에만 할 수 있다는 제약이 뒤따른다.

이런 문제점을 여름에는 잔디스키,봄/가을에는 근력증강을 위해 등산을
하는 한편 수시로 스키 비디오를 상영, 다양한 기술을 익히는 것으로
극복하고 있다.

20대초반에서 40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두꺼운 설우회는 창립
회원들이 지방 발령을 받아 근무하면서 지방분회를 조직해 설우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