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흡인력으로 안방팬들을 사로잡은 드라마"모래시계"(SBS)가
"길보드"(거리의 빌보드)차트까지 독점하고 있다.

러시아민요 "학"이 바로 그 노래. "학"은 박태수(최민수분)의 적개심과
허무주의가 적절히 배합된 눈빛과 어우러져 극의 맛을 더했다.

유행을 선도하는 거리의 DJ들이 이런 곡을 놓칠 리 없다.

1월하순부터 서울의 신촌과 대학로등 젊은이의 거리에서 들리기 시작
하더니 이제는 서울 구석구석에서 사람들의 귀를 점령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는 3종의 "학"앨범이 나와 있다.

삼성나이세스가 "모래시계"사운드트랙앨범을 냈고, 드라마음악을 맡은
최경식씨가 "학"의 오리지널성악곡을 수록한 CD를 뮤직라인을 통해 내
놓았다.

이 두 가지는 발매 한달만에 50만장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했다는 소식.
여기에 이즈멜로디가 낸 CD "러시안슈퍼히트 1집"에도 "학"이 수록됐다.

이즈멜로디는 5월 가수 요제프 카브존의 내한공연도 추진중이다.

드라마삽입곡이 히트곡의 대명사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70년대초.
TV드라마 "결혼행진곡"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비목"(장일남작곡)이
가곡으로서는 드물게 대중성을 확보, 많은 사람들의 단골레퍼토리가
됐다.

92년 SBS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실린 "타타타"는 걸레질하며 50대
주부의 소외감을 털어놓는 김혜자의 넋두리와 절묘하게 어울려 만년무명
가수 김국환의 설움을 씻어줬다.

MBC특집극"여명의 눈동자"에 실린 "여옥의 테마"도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 팝송의 경우도 마찬가지.SBS"두려움없는 사랑"의 "넓은강(The
water is wide)"은 아일랜드민요를 개작한 곡으로 주변의 반대를 무릅
쓰고 계층차를 뛰어넘으려는 젊은이들(최재성.고현정분)의 사랑에
애절함을 더해줬다.

MBC"아들과 딸들"의 "상록수(evergreen)"는 역경속에서도 강하고 순수
하게 자신을 키워나가는 후남(김희애분)의 상징곡으로 92년연말 거리를
휩쓸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