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은행의 정부보유 주식 매각입찰에서 국민은행이 거래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입찰에 참여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사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 정부보유주식 매각입찰에서 당초
20% 정도 팔릴 것이라는 재정경제원의 예상을 뒤엎고 84%인 7백77만주가
팔린 것은 국민은행이 거래 관계에 있는 증권사,중소기업,개인고객들에게
매입을 강요했기 때문인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32개 증권사 가운데 몇개사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평소
유가증권 주문을 내는 큰 고객인 국민은행의 권유 때문에 많게는 10만주
에서 적게는 2만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은행의 각 지점장들은 거래관계에 있는 중소기업들에 국민은행
주식을 매입해주도록 주문,몇백주 내지는 몇천주씩 사들였으며 일부 개인
고객들도 각지점의 권유에 따라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에서 개인 1만4천4백94명이 6백67만3천주,1백74개 법인이 1백
9만7천주 등 전체 매각물량의 84.1%인 도합 7백77만주를 사들였다.

국민은행 주식은 입찰 최저가격이 입찰전 한달동안의 주가를 근거로 주당
1만6천7백원에 정해졌으나 매각후 국민은행 주가가 계속 빠져 15일 현재 1
만5천1백원으로 떨어져 입찰자들은 최저 10%인 주당 1천6백원의 손해를 보
게됐다.

증권 관계자들은 국민은행 본점의 자금부나 신탁부 간부들이 평소 거래관
계에있는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10만주씩 사주도록 강력하게 요청,몇개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마지못해 2만-10만주씩 매입했다고 밝혔다.

재경원 관계자는 최근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국민은행 주식의 매각을 연
기하려했으나 이미 매각 공고가 지상에 발표된 뒤였기 때문에 매각 물량을
당초 계획 물량의 3분의 1로 감축했다고 밝히고 이같이 축소된 물량이 거
의 소화되지 않아도 전혀개의치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으나 84.1%가 팔
린 것은 뜻밖의 결과였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