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최근 정부와 재계가 갈등을 빚는 것으로 언론에 비쳐지자 매우 곤
혹스런 표정이다.

한이헌청와대경제수석은 "정부가 언제 재벌정책을 갖고 있었느냐"고 반문하
면서 "재계의 반발을 직접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그러나 "경제력이 집중되면 경제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며
경제력 집중완화와 소유분산에 대해서는 평소의 확고한 입장을 그대로 강조
하고 있다.

그는 "공정거래법을 통해 재벌의 소유분산을 유도하는 것은 이미 국회에서
여야합의에 의해 국민적인 동의를 얻은 것"이라며 정부가 재벌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논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에서 선경에 대해 내부부당거래를 조사하는 것도 공정위의 일상
적인 업무라고 지적, "보고받은 바도 없고 지시한 일도 없다"고 발뺌하고 있
다.

올해초 김영삼대통령이 신경제추진회의에서 대기업총수들에게 "선단식 경영
을 지양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경제력집중완화라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선상
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

청와대관계자들은 그러나 최근 최종현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불쾌한 감정
을 갖고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적으로 정부를 비난하는 방식을 꼭 택할 필요가 있느
냐는 지적이다.

다른 방식을 통해서도 충분히 정부에 재계의 의견을 전달할수 있는데도 불
구, 공론화함으로써 정부에 불필요한 부담감을 줬다는 것이다.

한수석은 "전경련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회
장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최완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