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사람-서종국.

사야할 사람-김정현.

파는 내용-김정현과장은 캐비넷을 사용하고 열쇠를 보관함에 넣지 않았다.

때문에 동료들이 열쇠를 찾는데 시간을 소비토록해 업무에 지장을 주었음.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사팀 게시판에 붙은 "매물"알림 내용이다.

알림판 앞에는 저금통이 놓여 있다.

"매입인"으로 지정된 사람은 이 저금통에 1천원을 넣고 사야 한다.

사는 행위는 게시판에 붙은 매물알림을 떼는 것.

이 제도는 수원사업장 인사팀이 사원들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 위해
지난해 말에 도입한 자기혁신용 매매제도.

동료가 잘못을 범해 업무에 차질을 주었으면 이를 게시판에 붙여 사람들
에게 알리는 것.

매입인으로 이름이 올라간 사람만이 건당 1천원씩 내고 이를 떼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인사부는 생활속에서 쉽게 범할 수 있는 실수를 고치기 위해
이제도를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잘못이지만 동료의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져 실수가 반복되는 사례도 많다.

이에따라 사람들에게 널리 잘못을 알려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매입인의 범위에는 임직원이 모두 포함된다.

파는 물건은 조직내에서 쉽게 나타날 수 있는 행위들이다.

예를 들어 정보독점 업무미루기등 식당에서 잔밥남기기등 개인적인 일에서
부터 전화불친절 고객무시등 조직문화에 해당하는 것들이 모두 포함된다.

회의 1시간이상하기, 아랫사람에게 반말하기, 당일결재 안하기등 윗사람들
이 범하기 쉬운 잘못들도 대상이다.

이 제도를 제안한 진재한대리는 "실시 2개월만에 많은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서로에게 감시당한다기 보다는 나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준다는 점에서 이제도 시행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사팀은 매입인들이 지불한 돈을 모아 불우이웃
성금으로 낼 방침이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