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는 국문학이나 역사학 혹은 국악을 비롯한 전통예술분야를 통해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문화란 인간의 생활방식입니다. 가족관계나
종교적인 심성, 자녀교육과정등 한국인의 일상생활속에 내재된 각종 양태를
이해하는 것이 한국문화의 본질을 찾는 지름길입니다"

"한국문화론"(일지사간.전4권)을 펴낸 전경수교수(46.서울대인류학과)는
단순히 전통사회의 문화를 연구하기보다 현대사회에까지 이어져 내려온
문화적 유산의 의의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책은 상고편과 전통편, 현대편, 해외편등 전4권으로 이뤄졌다.

상고편에서는 신라화랑제도, 선사문화의 변동등 한국의 사라진 문화를
탐구했으며 전통편에서는 유교문화가 자리잡기 이전 토착문화의 흔적을
찾고 있다.

현대편에서는 아파트문화, 난지도주민의 삶, 제주도문화등 한국현대문화의
특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내용을 싣고 있으며 해외편에서는 교민들의 문화
에 대해 살피고 있다.

"한국문화는 이제 더이상 지리적으로 한반도에 살고있는 사람만의 문화가
아닙니다. 한반도에 기반을 둔 사람들의 족적도 중요한 관심사가 되지요.
따라서 한국문화 연구의 범위는 중부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브라질과 뉴질랜드까지 연장됩니다"

그는 문헌이나 자료에 치중한 문화론이 아니라 현지답사등을 통한 실증적
문화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세계화시대에 자문화중심주의는 경계해야할 사상이라면서 세계의
다른문화도 함께 이해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문화전반에는 다양한 문화가 혼재돼 있지만 그 바탕에는 한국문화라는
보편성이 깔려 있습니다. 이책은 한국문화의 거울을 찾는 작업의 시작
입니다"

전교수는 앞으로도 계속적인 현지조사를 통해 한국문화의 기저를 밝힐
것이라고 얘기했다.

전교수는 서울대인류학과와 미미네소타대대학원인류학과를 졸업했다.

"문화의 이해" "관광과 문화" "한국어촌의 저발전과 적응"등의 저서를
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