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산업에 엄청난 매장량을 가진 "유전"이 터졌다.

바로 CD타이틀이다.

먼저 캐는 사람이 임자인 이 유전을 향해 내로라하는 업체들은 모두
달려들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전자업체를 비롯해 컴퓨터업계 방송업계가 벌떼처럼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컴퓨터 부품을 만드는 영세업체들 까지 들썩거린다.

무한에 가까운 시장성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께에는 회사매출의 3분의1을 소프트사업에서 달성
한다는 장기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소프트사업의 핵심은 CD타이틀이다.

CD타이틀이 영화 음악 컴퓨터 교육등 모든 분야에서 폭 넓게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무리한 계획이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 90년대 부터 광소프트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인원은 100명 안팎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타이틀 제작.

주로 컴퓨터용 CD롬 타이틀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또 다른 "유전개발팀"은 나이세스.

주로 영화사업을 하면서 타이틀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LG그룹은 아예 타이틀 제작을 위한 별도 법인을 세웠다.

LG미디어가 세워진 때는 지난 92년.

이 회사는 비디오CD CD-I용 타이틀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비디오CD를 내세워 신가전분야에 뛰어든 현대전자도 뉴미디어팀에서
CD타이틀을 만들고 있다.

뉴미디어팀은 매월 10개씩의 영화타이틀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국내 타이틀 산업의 시장형성이 본격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때를 대비해서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LG미디어가 종업원들을 미국의 타이틀 개발회사에 장기연수 보내고
삼성전자가 타이틀 개발분야에서 미국업체들과 잇따라 손을 잡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CD패밀리 기기를 만드는 이 회사들은 타이틀이 있어야 하드웨어가 팔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멋진 타이틀 개발로 멀티미디어기기 산업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자업체들
의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