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방송국-.

CD시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풍속도다.

방송국과 전자업체가 방송프로그램을 CD에 담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비디오 테이프 덕분에 가정영화관이 생겨난 것처럼 방송프로그램을 어느
때나 CD로 볼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이동방송국은 방송국과 전자업체가 제휴로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문화방송국과 "갯벌은 살아있다"와 "꿀벌의 세계"를 CD롬
타이틀로 제작키로 합의하고 지난해말 상용화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모래시계"도 CD롬 타이틀로
제작키로 서울방송과 계약했다.

현대전자도 서울방송국과 제휴를 맺었다.

"전세계 탐험, 아마존"과 "아끼꼬의 꽃신"을 비디오CD용 타이틀로 개발키로
했다.

방송국과 전자업체의 "밀월"은 본격적인 멀티미디어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기술발전 추세로 볼때 PC나 VOD(전화비디오)등을 통해 특정 방송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볼수 있는 환경은 몇년 내에 조성될 것이 뻔하다.

이 경우 방송프로그램을 담은 CD롬을 제작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확보
가 중요하다.

방송사와 전자업체의 제휴는 CD롬 타이틀이라는 하드웨어와 방송프로그램
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양측이 각각 습득할 수 있다는 이점때문에 줄을 잇고
있다.

이를 통해 멀티미디어시대에 맞는 새로운 영상매체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미국의 영화사를 매입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회사들이 영화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대우전자는 아예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오는 2005년까지 세계 10대 영상서비스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이같은 장기구상에는 CD를 활용한 영상유통사업이 중요부문을 차지한다.

어쨌든 CD는 영상과 전자의 합성매체로서 새로운 영상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방송국과 전자업체의 제휴는 이같은 시대를 예고 하고 있다.

방송프로그램을 대여해주는 이동방송국을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시기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