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1개증권사를 수족처럼 부리며 위탁거래를 해오던 외국증권사 국내
지점(증권거래소 비회원사)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1개 거래소비회원인 외국증권사국내지점들은 지
금까지 국내증권사에 매매를 위탁하는 조건으로 무리한 요구를 해왔으나 최
근들어 이같은 현상이 줄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외국증권사 국내지점은 은행 보험 투신사등으로부터 급매물 악성매물
의 주문을 받아 국내증권사에 떠넘기는 이른바 매매체결위주의 영업을 일삼
아왔으나 국내증권사의 상품평가손 결산반영으로 불합리한 거래비중이 줄고
있다.

이에따라 올들어 외국증권사 국내지점들의 영업실적이 급감하고있다.

자딘플레밍의 경우 지난해 11월 한달동안 3천5백억원의 거래실적이 지난1월
에는 2천1백70억원을 기록,38%감소했다.

베어링 역시 11월 대비 1월실적이 38.9%줄어드는등 외국증권사의 국내지점
의 영업규모가 30-50%씩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증권사들 역시 증권감독원의 증권사상품평가손 결산반영방침으로 상품
으로 더이상 악성매물을 떠안을수 없게됐으며 최근들어 자금이 넉넉치않아
무리한 거래에는 응하지않는쪽으로 영업방향을 정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럭키등 대형증권사 국제영업부에 따르면 올들어 약정밀어주기에 대한
대가로 무리한 거래를 맺는 사례가 눈에 띌정도로 줄고있다고 설명하고있다.

국내증권사들은 관행적에 따라 비회원사의 거래를 성사시켜주는 대가로 수
수료의 30%를 나눠받으며 비회원사를 상대로 치열한 약정경쟁을 해왔다.

증권업계는 외국자금거래비중이 큰 베어링 자딘플레밍등 영국계증권사가
증권거래소 특별회원에 가입하려고하는 것처럼 매매체결위주의 무리한 영업
을 할수없게되면 외국증권사들의 거래소 회원가입이 늘어나 시장질서가 확
립될수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