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나라 전체로 볼때 커다란 사고도 많았고 제도의 변화도
심한 해였다.

사고나 제도의 개혁은 전혀 별개의 것같지마는 역사의 흐름에서
볼때 하나의 커다란 변화의 획( Ephocal change )을 긋는 사건들이고,
세계 변화에 불응하여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게계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성수대교 사건은 이제 우리 경제가 선진국에 진입하는 문턱에서 과거
"성장과 속도"를 중시하는 이념에서 선진사회의 토대가 되고 있는 "생활의
질"을 추구하는 이념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탄이였다고 할수
있다.

비단 건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분야에서 허점을 점검하고 바로잡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실명제 각종 규제의 폐지.완화, 정부조직의 축소 개편을 비롯한 각종 제도
의 개혁도 같은 맥락에서 선진국 진입을 위한 제도의 정비와 의식개혁의
일환이라 할수 있다.

사고가 변화를 요구하는 자연의 게시라 한다면 개혁은 이에 화답하는
인간의 노력이다.

모든 사건은 교훈을 낳는다.

사람은 어떤 사건으로 희생이나 상처를 입을 때 비로소 교훈을 깨닫게
된다.

그 희생이나 상처가 클수록 우리에게 주는 교순 또한 크다.

역사적인 사건은 역사적인 교훈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가끔 그 사건이 주는 교훈을 잊게 된다.

그러면 자연은 더큰 사건으로 사람이 그 의미를 깨닫게 하려고 한다.

게시적인 사건으로 징조를 보이기 시작하여 사람이 그것을 깨닫지 못할때
그 사건의 규모는 깨달을 때까지 점점 커져간다.

최근의 대형사건들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다.

개인이나 조직, 국가 나아가서 인류의 모든 사건들이 이같은 절차를
밟는다.

한잎의 낙옆이 떨어진 것을 보고 천하에 가을에 온 것을 안다는
말과 같이 하나의 징조를 보고 미래를 닥칠 일을 예측하는 능력은
차이는 있다하더라도 모든사람에게 조금은 다 있다.

즉 예언자나 초능력자가 아니더라도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교훈을
찾도록 노력을 하면 작은 사건에서도 큰 교훈을 얻을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해의 사고나 제도개혁의 사건들이 우리에게 준
교훈을 뜻을 새기지 않으면 안된다.

사고나 개혁도 크게는 세계의 변화의 조류와 그 괘를 같이한다.

세계는 지금 문자그대로 지각의 변동( Seismic change )을 겪고 있다.

13세기말 시작된 르네상스는 200년,1780년대에 시작된 증기기관차,
섬유직기 발명 등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은 70년이 걸렸다.

지난 10년간을 뒤돌아 보면 세계적으로는 기술혁신,제도나 조직의
개혁,사고방식의 변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면에서 소위
총체적으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21세기 문턱에서 지구촌에는 철의 장막뒤의 러시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죽의 장막 중국에서는 자본주의가 횡행하고 있으며,인터넷
연결이 매월 15% 확대되고 있고,광통신이 초당 400억비트의 정보를 나르고
있다.

어떤 조직이나 가정에서도 바깥세계의 정보가 침투해 들어오고
또 나가기도 한다.

이같은 변화의 요체는 개방이다.

개방은 지구단위로 보년 세계화이고,조직이나 개체단위로 보면 개방
시스템으로 되어 간다는 뜻이다.

어떤 조직이든 원래 이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으로부터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유무형의 투입요소를 받아들이고,이를
조직의 목적에 따른 내부느 전환과정을 통해 다시 사회에다 그 조직의
산출물을 제공하게 된다.

이같은 개방체제는 모든 분야에서 가정 기업 단체 국가등 크고 작은 모든
조직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개방 시스템의 범위 확대는 정보의 신속한 자유왕래가 그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같은 거센 세계조류속에서 외부정보의 차단을 강요하는 폐쇄된
시스템은 어떤 조직이나 국가도 성장은 커녕 생존도 길지 않게 된다.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환경이나 내부 구성요소들의 변화는
끊임없이 동태적 성격을 띠고있다.

그래서 조직이 어떻게 이 변화를 이해하고 적절할 대응을 해 나가느냐
하는 것은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과제이다.

변화는 새로운 정보를 발생시키고,사람은 이 정보를 통해 변화를 읽어간다.

이같은 정보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지구의 모든곳에 신속히
전달된다.

최근 다량의 정보를 신속히 처리하고 전달하는 소위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은 정보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정보혁명은 국가간 기업간 조직간 사람간에 연결을 쉽고 강하게
묶어 놓는다.

위성방송이나 인터넷등의 정보통신망은 세계시민이 같은 사건에
대한 정보의 공유현상을 더욱 촉진시킨다.

그래서 국내 문제가 세계문제화 되고,세계문제는 곧 국내문제가
된다.

어느 나라에 국한되는 국내문제는 점점 즐어들게 된다.

그래서 세계 시민의 개념은 정보화의 촉진으로 점차 현실감을 더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볼때 최근 변화의 조류는 크게 보면 개방화와 정보화의
두 줄기라고 할수 있으며,이 둘 중 개방화의 원인은 기술혁신에
따른 정보 혁명이 그 원동력이 되고있다.

환언하면 정보화는 세계화보다 상위개념이라 할수 있다.

이같이 변화의 원동력에 위치해서 일하는 사람은 긍지와 동시에
막중한 채무를 느끼지 않을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