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단맛에 젖어들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도 해가 다르게
고급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농촌의 1인당 평균소득은 922원.

시장경제가 막 도입되기 시작한 지난 78년보다 5.9배나 높아졌다.

같은 기간중 도시가구는 더 큰폭의 증가율을 기록, 지난해 1인당 평균소득
이 6.4배나 늘어난 2,337원에 달했다.

이러한 소득변화에 맞춰 국민들의 구매수준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60년대와 70년대 가장 인기가 있던 물건은 재봉틀 라디오 시계
자전거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이었다.

수입의 대부분이 의.식의 해결에 쓰이던 때라 이들 물건을 가진 사람은
선망의 대상이 되곤 했다.

80년대 들어서는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

이러한 것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흔한 물건이 돼버렸다.

시장 경제체제의 도입과 맞물려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어느정도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조금 더 비싼 물품들을 원하게 됐다.

컬러TV 냉장고 선풍기 세탁기 녹음기 카메라등 6가지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가전제품을 이용한 편리에 눈뜨기 시작한 중국인들은 엄청난 속도로 제품을
사들였다.

이들 제품에는 "6가지 대상품"이라는 별명이 붙기까지 했다.

90년대 들어오면서 기본적인 가전제품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이제 옆집 아무개가 세탁기를 들여놓았다고 해도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게 됐다.

80년대 선망의 대상이던 6가지 제품들은 이제 웬만한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대신 고가의 전자제품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VCR 오디오 에어컨등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있으면 좋은" 제품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90년대 중반을 넘어선 현재 대다수 중산층 가구(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상위 30% 소득층)는 이미 이들 제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이제 앞으로는 어떤 물건들이 중국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까.

중국 소비자협회의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돈을 모아 가장 사고 싶은
물건으로 아파트 전화 컴퓨터 3가지가 꼽혔다.

따라서 앞으로 몇년간은 이들 물건의 수요가 급증하리라는 전망이 유력
하다.

< 염정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