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겸 한미경제협 상무>

올해 1월부터 "경제유엔"이라는 세계무역기구(WTO)출범으로 세계는
하나의 시장으로 변하고 국경없는 무한 경제전쟁시대로 치닫고 있다.

국민총생산에서 수출입이 60%이상을 차지하는 대외지향적인 경제체제를
가진 우리나라에 있어 세계무역질서에의 동참은 필수적인 생존전략이
아닐수 없다.

WTO체제하에서는 전세계적으로 모든 통상 장벽이 철폐되거나 낮아지고
국제적으로 균일화할 것이다.

반덤핑이나 긴급수입제한 같은 선진국 무역규제조치의 제한,섬유쿼터
같은 일방적 조치의 철폐료 분쟁해결 절차의 명요화등으로 우리의
수출은 호기를 맞게 될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공산품의 관세율이 평균 38%나 인하되고 특히 철광
전자 반도체 화학 제품과 같이 우리의 경쟁력이 강한 분야에서 관세가
없어지거나 크게 낮아지기 때문에 커다란 수출증대 효과를 올릴것으로
본다.

우리의 서비스 시장은 이미 자유화되어 있거나 우리 스스로가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개방을 약속하였기 때문에 WTO체제에서 외국자본의
유출입이 자유로워질 것이다.

농산물 개방에는 어려움이 많아 쌀의 경우 10년의 관세화 유예기간을
얻어 앞으로 매년 쌀 소비량의 1%에서 시작하여 10년후 4%까지만
수입하도록 되어있다.

우리나라는 시장개방으로 수출증대 고도의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도
있으나 이는 WTO체제하에서 공산품의 관세 인하와 수입의 자유화만
고려한것이다.

시장의 개방으로인한 농산물 가격의 국제시장가격과의 격리와 고가로인한
국내물가의 빠른 상승에 따르지 못하면 원화의 평가절상과 높은
이자로 인한 외국자본의 국내유입을 가져올 것이다.

WTO체제하에서 자생적인 국제경쟁력 하락과 이를 이용한 외국정부나
기관의 국내시장 교란가능성을 유의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4년간 우리의 경쟁상대국인
독일 대만 영국보다 2배,일본보다는 4배나 만성적으로 빨리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원인을 분석하여보면 국제시세보다 5~13배가
높은 농산물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것이다.

우리나라 공산품의 제조개술과 국제경쟁력은 세계적으로 뒤지지
않고 있어 물가상승의 요인이 되지않고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경쟁상대국보다 2~4배 빨리 상승할때는
우리나라 원화가 국제시장에서 2~4배로 평가절하가 되어야만 우리나라
수출품이 동일한 국제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원화는 평가절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타 경쟁상대국보다
높은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 원화의 평가절상은 매일매일 고시되는
절상률보다 높다.

원화의 평가절상은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경쟁력 약화요인으로 결국은
우리나라 국제경쟁력의 누수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높은 인플레로 타경쟁국 보다 항상 높은 이자율을
유지하여야 한다.

높은 이자율은 그 자체가 고생산비의 요인으로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아니라 금융시장이 개방되면 외화의 국내유입 요인이 된다.

국내에 더많은 외화가 유입되면 이는 원화의 평가절상 요인이 될것이다.

또는 국제경쟁력 저하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엥겔지수가 약 30%이니 농산물 가격이 국제시세보다
5~13배 비싼것은 우리나라의 물가를 타경쟁상대국에 비하여 빠르게
인상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앞으로 WTO체제가 완숙되어 우리의 금융시장이 더 개방되고,외국자본유입이
더 자유로워지고,공산품의 관세가 국제적으로 균일화될때는 우리나라
공산품의 국제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것이다.

또 외국공산품의 수입도 크게 늘것이다.

우리나라의 과학자나 기술자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세일즈맨이
해외에서 판매를 촉진시켜도 외국정부나 기관에서 자본을 우리시장에
대규모로 유입시킬때 원화의 평가절상과 국산품의 경쟁력 약화,수입의
증가를 초래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시장개방의 불균등화로 인한 것이다.

즉 금융시장과 제조품시장을 국제수준으로 개방,국제적으로 가격경쟁을
하도록 해놓고 농산물시장은 국제시장과 차단을 하기때문이다.

아르헨티나가 시장의 불균형한 개방으로 경제의 폐퇴를 가져온 것과
칠레가 균형적인 시장개방으로 경제발전을 이룬것은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와같은 우리경제의 취약점을 외국 통상전문가들이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