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박영배특파원 ]미국의 여성의류업계가 점차 불황의 깊은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벌써 3년째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여성의류업계는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제품을 내놓고
크리스마스직전과 직후 2차례에 걸쳐 가격인하를 단행했지만 판매실적은
여전히 저조했다.

한마디로 여성소비자들이 유행과 가격에 무관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너무 많은 수의 업체들이 비슷한 제품을 팔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소비자들은 옷에 대한 지출을 줄여 나가고 있는데 판매업체들은
지나치게 많은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치닫다 보니 가격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미여성의류 평균판매가격은 지난 52년이후 최대 하락폭은 4.4%나
떨어졌다.

지난 91년 드레스 평균 소매가격이 39.2 0달러 였으나 지난해는
35.7 8달러로 하락했다.

91년에는 41달러하던 블레지어 코트가격도 지난해에는 37달러로 떨어졌다.

또 하나는 의류판매공간이 지난 20년간 급속도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70년대 중반에는 1인당 의류판매공간이 7평방피트에 지나지 않았으나,
92년에는 18평방피트로 대폭 늘어났다.

더우기 80년대와 같은 무분별한 여성소비자의 지출을 기대할수 없는데다
캐쥬얼복장이 일반화돼 더이상 패션에 신경을 쓰지 않는 풍조가 의류업계를
침체에 빠지게 하는 또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불황의 여파로 여성의류업계에는 폐업이 속출하고 판매망을
축소하는등 체질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리 고우 라운드,리즈 클레이본등 대형 업체들은 이미 대대적인 판매망
정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20%나 매출이 줄어든 리미티드 스토어즈사도 709개 점포중 49개를
정비키로 이미 방침을 정했다.

리미티드사의 회장인 레스리 웩스너씨는 "여성의류업계의 불황은
일시적이라 볼수 있으나 공급과잉문제는 일시현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한편 의류업계는 불황타개책으로 다양한 제품을 다투어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40세 이상의 여성들을 겨냥하고 있다.

실제 탈보츠,앤 테일러,세인트 존 니츠등 현재 건실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은 모두 중년의 직장여성들을 겨냥하고 있는게 한 예이다.

지난 70년대부터 불황을 모르는 성장산업으로 각광을 받아온 의류산업이
이제는 어쩔수 없는 한계상황에서 변신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