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은 다른사람들의 샷을 기막히게 분석한다.

자신의 샷을 의도한 대로 칠 능력은 없어도 다른골퍼의 샷은 백발백중
그 결과를 예측한다.

앞팀골퍼중 한명이 어드레스후 지나치게 시간을 끌면 누군가 "말"을
한다.

"저 친구의 샷이 제대로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져" 아니나 다를까.

뜸들이는 골퍼의 샷은 십중팔구 미스샷이 된다.

퍼팅도 마찬가지다.

볼앞에 오래 서있으면 서 있을수록 홀인될 확률은 줄어든다.

이같은 흐름은 시간을 오래 끌수록 집중력이 걱정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어드레스후 골퍼들의 머리속은 볼에대한 집중으로 가득차는 것이 아니라
"OB가 나면 어떡허나"하는 부정적 가정법과 "이렇게,저렇게 스윙해야
한다"는 복잡한 방법론이 지배하게 된다.

따라서 처음엔 그저 "볼만 보고 가볍게 친다"는 식으로 간단명료했던
스윙론이 시간을 끌수록 무너지는 것.

이런 연유로 인해 교습가들은 볼에 다가가 최소 20초이내에 샷을 하라고
권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