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마르크화가 유럽 약세통화들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유럽외환시장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6일 유럽외환시장에서는 전일 유럽연합(EU)이 스페인 페세타화와 포르투갈
에스쿠도화를 평가절하함에 따라 마르크화로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스페인
페세타, 포루투갈 에스쿠도는 물론 이탈리아 리라화, 스웨덴 크로나화,
덴마크 크로네화, 노르웨이 크로네화 등 약세통화들이 일제히 강세통화인
마르크화에 대해 사상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시장에 개입, 자국통화를 사들였고 스페인
중앙은행은 페세타화를 방어하기 위해 하루짜리 개입금리를 8.55%로
0.5%포인트 인상했으며 스페인 상업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인상했다.

금리인상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날 3개월물 달러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금리)가 6.3125%로 전일보다 0.25% 포인트 급등했다.

이처럼 유럽외환시장이 크게 동요한 것은 유럽연합 통화위원회가 5일
스페인의 요청에 따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최근 마르크화에 대해 큰폭의
하락세를 보인 스페인 페세타화와 포루투갈 에스쿠도화를 유럽환율조정장치
(ERM)내에서 각각 7%와 3.5% 평가절하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외환전문가들은 두 통화에 대한 평가절하만으로 ERM이 안정될 것으로 보긴
어려우며 투기꾼들이 페세타.에스쿠도에 이어 스웨덴 크로나화와 덴마크
크로네화를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유럽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지면 유럽연합의 통화통합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