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의 골프입문"이 과연 초보자들만을 위한 시리즈일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골퍼들에게는 한가지 질문을 하겠다.

"스루 더 그린(through the green)"이란 무엇일까.

물론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러나 왜 "스루 더 그린"이라는 용어가 골프에 존재하는가를 연구해
본 골퍼는 드물 것이란 생각이다.

"스루 더 그린"은 말그대로 "그린까지 이르는 길"이다.

이를 "규칙적으로" 정의하면 "플레이중인 홀의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그리고 코스내의 모든 해저드를 제외한 전 지역"이다.

"스루 더 그린"이란 용어가 사용되는 이유는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그리고 해저드에서의 규칙적용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티잉그라운드에서 첫 스트로크를 하기 전에는 그 볼은
"죽은 볼"이기때문에 볼 위치와 관련해서 아무런 규칙적용을 받지
않는다.

또 그린에서는 볼을 집어 올려 닦을수 있는등 "특별한 규칙"이 있다.

그러나 스루 더 그린에서는 "볼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치는게
원칙이다.

그 "스루 더 그린"에는 러프도 있고 페어웨이도 있고 숲속도 있는데
그곳에서의 규칙적용은 매 한가지로 보면 된다.

그래서 "그린까지 이르는 지역"을 통칭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여기서 날카로운 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왜 스루 더 그린의 정의에서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은 플레이중의
홀로 한정해 제외한 반면 해저드는 코스내의 모든 해저드를 제외
시켰는가"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골퍼가 볼을 치면 다른 홀 그린으로도 올라가고 다른 홀 티잉그라
운드에도 위치할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그곳에서는 그린이나 티잉그라운드가 아닌 스루 더
그린의 규칙이 적용된다는 의미이고 해저드만큼은 어디있건간에
해저드는 해저드라는 의미이다.

<>.이런 예를 드는 것은 "골프규칙은 암기용과목이 아니라 이해용
과목"이라는 뜻이다.

"골프규칙이 너무 복잡하다"고 불평하는 골퍼들이 많지만 "왜 그렇게
쓸 수 밖에 없는가"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규칙이 "아주 재미있는 논리"
가 된다.

이해를 안하고 결론만을 알려고 하니까 규칙이 어렵고도 복잡해진다.

사실 골퍼들은 규칙을 아예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규칙을 정확히 몰라도 골프 못치게 하는 법은 없기때문에 골퍼들은
생전 규칙을 뜯어 보지 않는다.

아마 구력 10년이 되도 기본규칙조차모르는 골퍼가 수두룩할 것이다.

10년후 당신이 만약 그런 골퍼가 됐다면 "묻기 조차 창피해서" 계속
묻지 않을테고 그 결과 당신역시 똑같은 "장돌뱅이"가 될지 모른다.

규칙연구도 골프 재미중 하나임을 아는 사람은 안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