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12라는 숫자는 가장 위에 6은 맨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숫자판 배열은 어느 나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똑같고 아무도
이에 대해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으며 바꿔 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미원그룹 계열의 종합플라스틱업체인 미원유화(대표 이덕림)는 최근
이같은 상식을 뒤엎어 업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원유화는 이달초 숫자배열이 거꾸로 되어 있는 벽시계 1백여개와
휴대용 시계4백여개를 제작,서울 본사 및 울산공장 사무실에 부착하고
사무직 사원 전원에게 지급했다.

일명 "로우완 타이머"로 불리는 이 시계에서는 6이 윗자리에 12는
아래에놓여 있다.

고정관념을 탈피해 유연하고 창조적인 사고를 하자고 강조한 것이다.

또 근무시간인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의
부분은 흰색으로 나머지 비근무시간대는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쉴때는 쉬고 근무시간만큼은 효율적으로 열심히 일하자는 뜻이다.

미원유화가 이같은 시계를 보급한 목적은 그룹 경영혁신운동을
전사적으로 뿌리내리고 지난 1월부터 실시중인 오전 8시 출근,오후5시
퇴근의 조기출퇴근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미원유화 관계자는 "로우완 타이머 부착이후 임직원들이 회사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을 뿐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는등 효과만점"이라고 밝혔다.

로우완은 1898년 미국과 스페인간의 전쟁이 일어났을 당시 미육군
중위로 윌리엄 맥켄리 대통령이 쿠바의 민중지도자인 가르시아 장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밀서를 전달한 인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