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그룹 부도로 3천억원대의 손실을 입게 된 투자금융사 종합금융사등
제2금융권은 채권확보를 위해 덕산계열사및 소유주에 대한 정밀
재산조사를 요청키로 하는등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권과는 달리 담보없이 신용대출을 위주로 하고 있는 이들 제2금융권
기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신용평가제도의 개선등 신용대출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도록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8일 중앙 대한 동양투금등 투금사와 고려종금 동해종금등 종금사들은
덕산그룹의 부도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주중 비상대책위를 구성,
정부에 덕산그룹및 고려시멘트 계열사와 소유주에 대한정밀 재산조사를
요청키로 했다.

이들 금융기관은 덕산그룹 부도사태 이후 개별회사별로 직원들을 동원,
덕산그룹 소유주에 대한 부동산 색출등 채권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인력과
조직면에서 어려움을 겪어 공동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은 또 정부가 기업에 자금을 원할하게 지원한다는 이유로
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이번처럼 대규모
부도사태가 발생하면 막대한 손실을 입는 위험이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 투금및 종금사들의 신용대출은 한국기업평가(주)와 한국신용평가(주)
한국신용정보(주)등 국내 3개 기관이 심사,발표한 신용등급에 따라
적격여부를 판정하고 있다.

투금사관계자들은 이들 3개 기업신용평가기관이 모두 형식상으로는
금융기관의 출자로 세워졌지만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전문성과
책임감이 부족한 임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다 평가 수수료도
기업이 내고 있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기업의 부동산및 재고파악등 실제조사없이
형식적인서류만 검토한 뒤 등급을 매기는 등 신용평가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있고 신용평가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신용등급만 믿고 대출을 한 금융업체만 피해를 보고있다는
것이다.

제2금융권은 이번 기회에 국내 신용평가기관을 실질적으로 민영화하고
선진국의 신용평가기관이 국내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정부측에 요구키로 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