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정부가 다음달중 공항이용료를 대폭
인상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밝혀져 항공기 이용객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내국인이 이용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선 공항이용료의
경우 지난해 1백% 인상에 이어 1년만에 또다시 큰폭으로 오르는 것이어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8일 건교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공항이용료를 국내선은 50%, 국제선은 25%
올리기로 결정하고 다음주중 재경원과 협의를 가진뒤 4월 1일부터 인상된
이용료를 징수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공항이용료는 오는 4월부터 국내선은 2천원에서 3천원으로,
국제선은 8천원에서 1만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국내선 공항이용료는 지난 92년 10월 항공관련시설 재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1인당 1천원으로 징수되기 시작한뒤 지난해 4월 2천원으로 1백% 인상
됐다.

국내선 이용객들은 이번 정부의 이용료 인상으로 국내선 항공기를 왕복
탑승할 경우 모두 6천원의 별도 요금을 부담하게 된다.

이같은 이용료 액수는 제주-목포간(1만4천7백원) 항공료의 20.4%,
서울-예천간(1만6천9백원) 요금의 17.7%에 해당된다.

따라서 국내선 항공료는 이용료 인상에 의해서만 실질적으로 평균 6%
오르는 셈이다.

건교부는 이번 인상 방침과 관련 "지난해 이미 재경원과 협의를 거쳐 2백%
인상이 결정됐으마 물가 안정차원에서 1백% 인상에 그쳤다"며 "그런만큼
올해의 50% 인상은 커다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국내선 공항이용료가 3천원으로 올라도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크게 두처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업계에서는 그러나 "미국 일본등 극소수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국내선의
경우 이용료를 징수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 일본의 경우에도 해당국가의
화폐가치를 따질 경우 우리보다 싸다"고 반박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항이용료의 경우 커다란 저항없이 쉽게 거둘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며 "이번 인상은 이런 점을 악용한 행정편의 위주
처사"라고 꼬집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들도 이용료의 인상은 결과적으로 항공료의 인상으로
비치게돼 반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공항이용료는 총7백54억9백만원(국내선 3백19억6천
3백만원, 국제선이 4백34억4천6백만원)이 걷혀 건교부의 "도로등 교통에
관한 특별회계" 재원으로 사용됐다.

<김상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