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지구상에는 사람이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약1백만번의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중 진도8이상의 지진이 평균 2차례,진도 7이상은 20번 정도 발생한다는
통계도 나와있다.

"판신대지진"으로 이름붙여진 지난1월의 일본대지진은 7도의 격진으로
3만명이 넘는 사상자피해를 냈다.

아마도 2차대전이후 최악의 사태로 기록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과연 지진안전지대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도 위험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다.

역사상 기록이 이같은 결론을 뒷받침해준다.

1565년 한해동안 우리나라에선 무려 1백4회나 지진이 일어났다.

가장 큰 피해를 낸 지진은 779년 경북 경주지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약1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지진계가 설치된 1905년이후 관측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도 매년
5회이상 지진이 일어났고 가장 큰 지진은 지난1917년 7월 함북 청진
나진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진도가 무려 7.5였다.

이는 리히터진도계를 기준으로 하면 땅이 갈라지고 단층현상이 일어나는
정도.지난1월 일본대지진과 비슷한 수준의 지진인 셈이다.

최근들어선 약3분9초동안 계속된 충남 홍성지진(78년 10월 진도5)으로
지반이 균열되고 건물이 파괴되는등 약5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78년이후에만 우리나라에선 2백36회의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충남 서산과 경남 양산을 가로지르는 너비
1백20 의 신생대 단층지대는 다른 지역에 비해 지진에 취약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지진으로 1백4억달러의 손해가 나 미국보험사가
몸살을 겪은데 이어 이번 판신대지진으로 일본 보험업계도 총2천4백억엔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후 최대규모의 보험보상으로 기록될것 같다.

지진에 대한 예방대책은 고층건물등 각종 대형구조물의 내진설계와
시공,안전대피방법등을 들수 있으나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천재지변인 까닭에 완벽을 기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시에 일어날수 있는 지진에 의한 피해를 줄이는데 보험이 한몫을 하는
것도 이때문.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일본은 지진관련보험이 보편화되어 있고 뉴질랜드
스페인 스위스등은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강제보험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지진보험이란 종목이 별도로 없고 각종보험의
특별약관형식으로 지진위험을 담보하고 있으나 가입실적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지진위험을 담보하는 상품은 화재보험 동산종합보험 조립건설공사보험
기계보험 전자기기보험등이 있다.

지진은 강도와 빈도에 있어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느 지역이 안전지대
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에도 "언제 어디서든"지진이 일어날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비해 지진예보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와 지진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의 보상범위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보험가입을 유도하는 당국과
보험업계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