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칼럼에서 팔도의 고민은 "스푼으로 치느냐, 마느냐"에만 있었을까.

그것이 전부였다면 팔도가 장시간 망설일 이유가 없다.

"우승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게 되는" 팔도급 선수입장에서 "스푼=마지막
선택"이라면 주저없이 스푼으로 친다고 봐야 한다.

팔도가 고민한 것은 "보기를 하는 방법"에 있었을 것이다.

스푼샷이 다시 물에 빠지면 "흐름상" 더블보기이상으로 예상해야 한다.

그러나 보기를 하는 방법중에는 드롭후 치는 서드샷을 그린전면 물앞에
갖다 놓고 거기서 붙여 원퍼트로 막는 길도 있다.

아마 팔도는 그 두가지중 하나를 놓고 숙고했을 것이다.

결국 팔도는 스푼을 택했고 그것이 성공했다.

이런 승부수에서 배울 것은 팔도의 선택보다 "가장 가슴 졸이는 상황에서도
샷이 쫄지 않는 그의 승부욕"에 있을 것이다.

노먼의 세컨드샷 미스가 바로 이에 비교된다.

팔도가 뜨거워지면 세계골프가 뜨거워지니 골퍼들은 즐거워 할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