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도쿄.뉴욕=김영규.이봉후.박영배특파원 ]미국 달러화의 폭락행진이
주춤하는 기세다.

달러화는 지난 7일 뉴욕시장에서 맥없이 90엔대 밑으로 주저앉은 뒤 일본
에서도 8일 오후 3시 현재 88.75엔까지 떨어지는등 6일째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으나 런던을 비롯한 유럽시장이 개장하면서 90엔대를 회복하는등
급락세가 진정되는 기미다.

이는 독일 분데스방크가 금리인하를 시사한데 이어 프랑스가 단기 시장
개입금리를 현행 6%에서 2%포인트 인상하고 벨기에 덴마크 포르투갈 중앙
은행등도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한데 따른 것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금리인상의 부양효과가 어느정도까지
버텨줄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이며 일부에서는 금융공황사태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일본 정부는 8일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금리인하를 비롯한 달러화약세에
따른 엔고강세를 논의했으나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미국, 독일
등의 협조분위기도 감지되지 않아 국제 금융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유럽 외환시장에서 8일 달러화는 오전 1달러당 90.45엔까지 회복됐으며
일본시장에서도 88.75엔을 바닥으로 반등하기 시작, 89.38엔까지 올랐다.

한편, 달러화 폭락세가 이어지자 세계 주요 주식시장의 주가도 폭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8일 도쿄증시에서는 매도주문이 폭주하면서 종목을 가리지 않고 주가가
하락, 닛케이(일경)평균주가가 한때 4백엔이상 떨어진뒤 하루전보다
3백33.97엔(1.97%) 낮은 1만6천6백21.31엔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도쿄주가의 하락은 아시아 주요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홍콩증시가 2.56%
떨어진 것을 비롯 방콕(2.46%) 싱가포르(1.6%) 마닐라(1.46%) 대북(0.84%)
시장등이 동반 하락하는 사태를 빚었다.

이에 앞서 뉴욕시장에서는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가 한때 50포인트나 급락
한뒤 전일 대비 34.93포인트 떨어진 3,962.63에 폐장됐으며 채권시장에서도
만기를 불문하고 가격이 하락, 채권시세와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30년만기 재무부채권의 경우, 7.59%에서 7.63%로 급등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