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9일 밤(현지시각) 심화되고 있는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증세와 공공지출 삭감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강력한 긴축경제계획을
발표했다.

외환시장에서 페소화 환율이 닷새째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뒤 발표된
이번 긴축경제계획은 금융시장과 미국을 비롯한 외국 정부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으로 국제금융기관들은 10일 중 이 계획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길레르모 오르티스 재무장관이 TV 생방송을 통해 밝힌 긴축 경제계획에는
<>부가가치세 10%에서 15%로 인상 <>석유가 및 전기료 각각 35%, 20% 인상
<>공공지출 9.8% 삭감 <>공공서비스 요금 및 간접세 인상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계획은 또 저임 근로자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내달 1일부터
최저임금을 10% 인상하고 빵과 우유 등의 필수 식료품 가격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계속 지급키로 했다.

이밖에 폭락을 지속하고 있는 페소화 환율에 대해서는 시장수급 상황에
따라 자유 변동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대신 멕시코 중앙은행이 긴축통화
정책을 통해 대달러화 환율을 부양하도록 했다.

오르티스 장관은 "이 계획으로 모든 멕시코인들이 단기적으로 곤경을
겪게될 것이나 이 방법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당초 에르네스토 세디요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밝힌 4%에서 2%로 하향 조정하고 인플레율을 42%로 재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페소화는 이날 달러당 7.45로 최저치를 다시 경신, 지난해 12월
폭락사태가 시작됐을 때 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외환시장에서는
페소화 거래 중단조치가 임박했다는 루머가 나돌았으나 관리들은 이를 부인
했다.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은 멕시코의 긴축경제계획과 관련, "확실한 계획
으로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멕시코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제때에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1월 초 세디요 대통령이 발표한 긴축정책과 미국의
2백억달러 지원안이 페소화 부양에 실패한 뒤 멕시코 정부가 추가조치를
취해 줄 것을 학수고대해 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