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가 여러 요소로 구성된 어떤 정보를 기억하는 과정은 종래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각 요소를 여러개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동시에
뇌의 기억부위로 보내 암기하지 않고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정보를
순차적으로 받아들여 저장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과학잡지인 사이언스
저널지가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브랜다이스대의 생물학자인 존 리스만 교수팀은 이잡지에 게재한 "뇌파와
짧은 시간동안의 컴퓨터식 기억모델"이란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스만 교수는 7개 정도의 요소로 구성된 정보를 뇌가 단시간동안 기억
하려는 경우 이들 요소는 모두 같은 "방"에 저장된다고 말한다.

기억대상 요소들은 최종 기억실로 배치되기 전에 이 방에 딸린 부속실로
집결하게 되며 이 부속실은 각각의 요소를 기억실로 순서대로 집어넣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리스만 교수는 설명한다.

예를 들어 7개의 숫자로 구성된 전화번호를 기억하려 할 때 뇌세포에
연결된 신경세포인 뉴런은 30밀리초(1밀리초는 1백만분의 1초)동안에 7개의
요소중 첫번째 기억대상을 부속실로 보내게 된다.

이요소는 이후 기억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과정이 끝나면 두번째 요소가
같은 과정을 밟게 된다.

리스만 교수는 또 뇌의 기억에 연관된 뇌파의 진동수는 고주파및 저주파의
2종류로 나눠지는데 고주파 부분이 저주파부분을 7개의 영역으로 분할한다는
것이다.

또 고주파부분이 뇌신경의 뉴론으로 하여금 기억뇌파를 지속적으로 내게
만들어 20초 동안은 기억이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고주파가 저주파부문을 7개의 영역으로 분할함에 따라
사람들이 7개의 숫자로된 전화번호 같은 것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외울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리스만 교수가 이논문에서 언급한 짧은 시간이란 20초로 뇌는 이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기억력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오랫동안 기억력을 유지하려면 이같은 정보 기억과정을 되풀이해야
만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