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영 < 비씨카드 사장 >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는 경제활동과 사회활동 속에서 자의든 타의든
자신과 관련된 정보가 공공기관은 물론 은행 보험회사 증권회사 신용카드
회사등과 같은 금융기관과 백화점 자동차회사등과 같은 판매기업들에 의하여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의 효율적인 활용은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수 없으나 개인들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별 무관한 일로만 여겨져 왔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지존파일당이 백화점의 우수회원
명단을 확보하여 범행대상으로 삼고 있었다는 사실은 사회전반에 걸쳐 개인
정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수 있다.

우선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이나 신용정보기관 신용카드회사,
그리고 백화점등이 정보관리에 대하여 보다 큰 책임의식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즉 정보관리의 개념이 지금까지 다소 정보의 활용측면에만 치중하였던
관행을 지양하고 개인의 보호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시급히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법적 제도장치의 마련과 제재수단의 강화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개인의 정보를 관리하는 개별 기관과 기업들의 책임의식 없이는 도저히
해결될수 없는 부분이 바로 정보관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기업들의 경우 이같은 책임의식은 적어도 자신을 믿고 거래해준
고객들에 대한 기본적 의무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할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는 개인정보가 최고 가치의 무형자산
임을 자각하고 고객만족은 개인정보의 철저한 관리에 기초를 둔다는 인식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란 점을 새삼 깨달아야만 한다.

또 하나는 개개인들의 경우도 금융거래나 상거래등에 있어서 매우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의 성명 주소 전화번호등과 같은 일신상의 정보는 물론
더 나아가 신용상태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기업들과의 거래에 있어서 자신의
무의식적이고 무절제한 소비행동이 자신의 신용도 평가로 환원된다는 생각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경우 분수에 맞는 경제활동으로 자신의 정보제공과 신용
관리에 보다 유의해야만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