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최완수기자]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WSSD)에 참석한 김영삼대통령
과 이붕 중국총리는 12일 북한의 핵개발 저지와 실질적인 남북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앞으로 한.중 두나라가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가
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대통령과 이총리는 이날 코펜하겐의 김대통령 숙소인 사스 스칸디나비아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제네바 미.북합의의 이행상황,한.중관계 증진방
안,한반도정세와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협력방안등에 관해 논의하면서 이같
이 합의했다.

김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국은 대국적 견지에서 지난해 11
월 대북경협 방침을 천명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인내와 끈기를 갖고 북한
을 대화의 장으로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이라면서 "중국
이 그동안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의 해결을 강조해온 점에 비춰 북한이 대화
에 응하도록 설득해달라"고 요청한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현 정전체제를 무력화시킴으로써 미국과 평화
협정 체결 필요성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평화체제 전환문
제는 "당사자 해결원칙"에 따라 남북한간에 협의해야 하며 그때까지는 현
재의 정전협정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총리가 지난해 10월 방한한이래 5개월만에 다시 회동
한 것은한.중관계가 매우 긴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지난해
3월 방중시 강택민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돼온
자동차,항공기,TDX(전전자교환기),고화질TV및 원자력분야등에서 산업협력
이 조속히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양국간 경협확대 필요성
을 역설했다.

이총리는 이에 대해 "양국의 우호관계가 무역.통상뿐 아니라 제반분야에
서도 다함께 발전되도록 노력하자"고 밝혔다.

이총리는 또 최근 제네바 인권위원회에서 논의된 중국 인권관계 결의안
과 관련된 중국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김대통령은 그간 인권신장을 위
한 중국의 노력을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 우호협력관계를 고려해 계속 긴
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한.중간에 항공협정의 체결로 양국간 인적교류가 급
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입국하는 중국인의 60% 이상이 요녕,길림,흑룡
강성등 동북3성 거주인들"이라고 지적하고 이들에 대한 편의제공및 동북3
성 지역과 경제협력 증진을위해 심양시에 총영사관을 개설하겠다는 정부 입
장을 밝히면서 중국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가 폐막됨에 따라 코펜하겐을
떠나 브뤼셀에 도착,벨기에 공식방문에 들어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