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가 최근 공개한 제조및 유통분야 200대기업의 올해 설비투자계획
조사결과는 여러 모로 시사하는바 크다.

우선 그것은 기업들이 최근 경기동향과 장래의 경기흐름을 대단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 결과 많은 기업들이 의욕적인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50.9%가 늘어난 총36조9,8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이것은 지난해의 투자증가율 48%를 웃도는 수치이다.

그런데 이 내용은 실상 지난 1월중에 조사된 것으로서 최근의 엔폭등.달러
폭락 사태로 빚어진 여건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확대수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엔고가 일단은 우리의 수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투자동기에 관한 내용으로서 생산능력확대를 위한 투자가
전체의 69.7%로 압도적임은 물론 지난해보다도 그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반면에 자동화및 합리화투자와 연구개발투자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경기확장기에는 원래 추가적인 생산량확보를 위한 증설투자가 활발해지는
경향이다.

국내외로 주문량이 늘고 재고가 감소하면 자연 생산량확대 욕구가
생긴다.

우리 경제가 지금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할수 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 1월중 85.4%로 거의 풀가동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철강 자동차 정유업등이 활발한데 엔고로 유리해진
가격경쟁력에 대응한 생산량확대 필요성은 장차 설비투자를 더욱
자극할 전망이다.

투자는 기업이 하는 것이다.

기업자신의 판단과 능력에 맡겨야 한다.

위험부담도 당연히 기업이 진다.

따라서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간여할 일이 아니다.

간여는 계획경제이거나 정부가 자금을 공급할 때이다.

과열논의가 일면서 정부의 개입필요성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으나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정부가 할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기업들에 바람직한 투자의
방향을 정할 판단자료를 제공하고 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공여하는 것이다.

요는 기업자신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엔고가 과연 어느정도까지,그리고 언제까지 갈지 정확한 판단이
앞서야 하고 엔고극복을 위한 일본자신의 해외생산기지 확대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우리에게 지금 바람직한 것은 경쟁격화에 대응하여 원가절감과
신제품개발등을 가능케 할 자동화와 기술개발투자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가져올 산업조직의 변경과 인력개발 투자라고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