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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저달러시대, 신통화체제 구축을 .. 사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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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공일 <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적인 금융 전문가들조차 감히 예상하지
    못했던 달러화의 엔화와 마르크화에 대한 급락은 세계금융시장에대한
    불안감과 세계통화관리체제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실제 달러화는 1970년대초반 미국이 소위 브레튼우즈 고정환율제도를
    파기한이래 지난 25여년간 줄곧 그 가치가 떨어져왔다.

    특히 1985년 9월 주요선진공업국들(당시 G5)간에 이룩된 소위 "플라자
    합의"이후 달러화는 엔화와 마르크화에 대해 계속해서 크게 떨어졌다.

    플라자 합의당시 달러당 240엔수준에서 이제 달러당 90엔대로 떨어졌으며,거
    의 3마르크대에 있던 달러화는 1.4마르크 수준에 이르게 됐다.

    달러화의 가치가 왜 이렇게 장기적인 추세로 하락하고 있느냐는
    의문에 대한 일반적인 해답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즉 일본과 독일경제에 비해 미국경제가 근본적으로 약화되어 있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의 주관심사는 왜 최근에와서 달러화가 모든
    전문가들도 놀랄정도의 속도로 급락하게 되었으며,앞으로 세계통화제도는
    어떻게 개선 되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는 아직도 금융전문가들과 주요국정책담당자들의
    견해가 일치되지 않고 있다.

    다음 두가지 측면을 고려해보는 것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중지를
    모아 적절한 제도개선을 해나가는데 유익하다고 본다.

    첫째 과거에는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달라지고 있는 세계금융시장여건이며,
    둘째는 세계 3대주요통화국인 미국 일본과 독일경제가 처한 현재상황과
    이들간의 이해상충에따른 정책협조의 어려움이다.

    그럼 먼저 세계금융시장여건 변화부터 생각해보자.오늘날 세계화를
    촉진하고 있는 하나의 중요한 요인으로 금융의 세계화( financial
    globalization )를 드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시작된 중요선진국의 금융자유화및
    대폭적인 금융규제완화와 눈부신속도로 발달해온 소위 정보화관련
    기술이 이 금융의 세계화를 촉구해왔다.

    과거 초대형컴퓨터를 활용할수 있었던 대형기관투자가들만이 독점하다시피한
    방대한양의 정보를 조그마한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다수의 개인과
    소규모투자자들까지도 이용할수 있게되었다.

    또한 눈깜짝할 사이에 막대한 양의 금융거래가 거의 24시간 세계금융시장에
    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주식과 채권시장,단기와 장기자금시장,현물과 선물시장간의
    벽을 허물어뜨리게 되었을 뿐아니라 소위 파생금융상품을 위시한
    새로운 각종 금융거래수단을 창출해냈다.

    오늘날 세계외환시장에서는 매일 1조달러가 넘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에서 단지 5%정도만이 상품거래나 직접투자등 실물거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것이고 나머지는 순수한 금융거래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금융거래의 상당부분은 단기차익을 노리는 공격적인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수많은 투자신탁등에 의한것이라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의 거래가 세계외환시장거래의 거의 70%에
    달한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이러한 금융거래가 세계금융시장에서의 자금흐름방향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환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렇게 달라진 세계금융시장여건을 감안할때 단기적으로는 세계금융시장은
    불안정하며 자금의 흐름과 환율의 변동폭은 더욱 커질수 밖에 없다고
    볼수있을 것이다.

    반면에 금융시장의 세계화로 더욱 커진 금융거래량을 고려할때
    어느 한나라의 단순한 시장개입에는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클린턴 행정부에 둘어오기전에
    미국 월가에서 통화거래에 남다른 성공을 거둔바 있는 루빈 미재무장관이
    이러한 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알것이라는 점이다.

    다음은 이시점에서 달러화가 엔화와 마르크화에 비해 급락하게된
    몇가지 두드러진 요인들과 이들 주요 통화국간의 이해상충에 따른
    정책협조의 어려움을 생각해 볼수있다.

    먼저 달러화의 급락은 최근에 경험한 멕시코 페소화폭락과 미의회의
    균형예산수정법안의 부결등과도 어느정도 연관이 있을것이며 일본기업들이
    3월말결산을 앞두고 달러화자산을 매각하는것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것은 현재 미국경제의 경기상황과 금리정책에
    대한 정책당국의 생각이다.

    미국 정책당국은 경기의 과열을 사전에 막음으로써 소위 경기의
    연착을 이룩하기 위해 그동안 수차에 걸쳐 단기금리를 상향조정해 왔다.

    최근에 와서 미정책당국은 물가안정속에서 어느정도의 호황이 지속되는
    연착에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단기금리를 오히려 내릴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분명히 달러화의 약화요인인 것이다.

    또한 달러화의 약화는 대일무역적자를 줄이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뿐아니라 일본의 정책변화를 강요하게하는 요인으로도 활용할수
    있다고 미정책당국이 보는것도 전혀 이상한것이 아니다.

    따라서 미재무장관은 "강한 달러화는 미국국익에 중요하다"는 소리를
    반복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수 있는 적극적인 시책은 펴지않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반면에 일본의 약체정부는 공공지출을 늘리는등 과감한 경기진작시책과
    아울러 시장개방과 각종 규제완화를 통한 무역수지흑자폭을 줄이려는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

    게다가 현재 일본의 명목금리는 상당히 낮은수준에 있으나 일본의
    저물가를 고려할때 실질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다.

    그러나 일본정책당국이 이미 낮은 명목금리를 바닥까지 내릴것으로는
    보지 않는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또한 독일은 어떠한가.

    통독 후유증에 시달려오던 독일경제는 모처럼 맞은 수출호조와 국내소비
    증가에 힘입어 상당한 경기호황을 누리고 있다.

    오히려 경기과열을 우려할때에 타결된 독일금속노조의 임금상승폭이
    예상보다 높아 물가상승우려마저 겹친때에 독일이 마르크화 약화를위한
    금리인하를 스스로 생각하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독일정책당국은 금리의 상향조정마저 생각할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미.일.독의 경제현황과 상반된 이해관계를 고려할때 앞으로
    G7회의에서 극적인 합의가 없는한 환율안정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긴밀한 정책협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에 있다고 볼수있다.

    물론 최근에 발표된 미국 실업률의 계속적인 하락등과 같은 통계를
    기초로 미정책당국이 경기의 연착을 위해 새로운 금리인상조치를
    취하는 사태가 온다면 달러화는 당분간 현재 수준언저리에서 안정될수도
    있다.

    그러나 좀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때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존속하는한 달러화의 상대적약화는 지속될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탈냉전시대에 맞는 미국경제의 상대적약화는 과거 달러가
    맡아온 유사시 안전통화로서의 역할도 축소시켜 달러화 약세를 촉진하는
    다른 또하나의 요소가 되고 있는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최근에 일어난 달러화 급락사태이전부터
    이미 새로운 세계금융질서구축을 위한 노력과 주요국간의 긴밀한
    정책협조가 필요하다는 소리가 나오게된 것이다.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 현재시점에서 시급한 것은 세계금융시장
    여건에 맞는 새로운 세계통화체제를 구축하고 주요국의 국내정책도 세계
    금융여건의 안정을 위해 상호 긴밀히 협조할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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