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특강] 환율파동 대응방안..김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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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국제환율이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엔화와 마르크화는 다소 절상되고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절하된 가운데
국제외환시장위기는 일단 끝이 나는 듯하다.
최근의 국제환율급변으로 우리경제가 받을 영향의 핵심은 무엇일까.
주지하다시피 우리경제는 경기과열에 따른 물가불안을 우려할 만큼 경제
활동이 왕성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원화의 대미달러화 평가절하와 마찬가지로 엔고는 수출을 증대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경기확장을 더욱 가속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엔고와 원저가 개별산업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를수가
있다.
원화의 약세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제고시킨다.
엔고로 일본상품과 국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철강등 소위 중화학 공업제품들에 대한 수출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은 뻔한 이치이다.
그런데 이미 생산설비가 모자랄 정도로 완전가동상태에 들어가 있는
품목들이 많기 때문에 수출물량이 늘어날 소지는 단기적으로 크지 않다.
그보다도 수출가격상승으로 이들 산업의 채산성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는
기대할수 있을 것이다.
산업기반이 이미 약해진 경공업부문의 수출경쟁력제고에는 엔고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공업부문은 엔고로 인한 수요창출효과는 없는 대신 생산측면에서 소재.
부품.생산설비의 대일수입가격상승으로 더큰 어려움을 겪을수 있다는
것이다.
엔고는 원저와는 달리 최근 수년간 눈에 띄게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성장의
양극화, 또는 산업의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는 것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도 다소 차이는 있다.
원화의 약세는 모든 수입가격을 일률적으로 올리는 효과는 갖고 있으나
엔고는 일차적으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가격만을 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으로부터의 소비재 수입비중이 매우 낮다.
대부분이 제조업생산에 필요한 소재 부품및 생산설비등이고 물가를 상승
시키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시경제정책수행에 있어서는 엔고가 대단히 유리한 환경변화라고
할수있다.
물가상승압력이 작은 가운데 수출주도의 경기호황을 연장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화환율운영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될것이다.
외국투자자본의 국내유입으로 경상수지적자에도 불구하고 원화에 대해서는
계속 절상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원화절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출호황이 조기에 끝나고 경기를 소비와
내수에 점차 의존해 나간다면 물가상승압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이는
경기확장국면을 빨리 마무리짓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엔고로 인해 어느정도의 원화절상이 지속되더라도
수출호황이 조기에 끝나지 않으리라는 점에서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운용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번의 엔고는 뜻하지 않은 호재가 된다고
해도 무방한듯하다.
하지만 문제는 엔고의 영향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나타난 부분이 엄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특히 후발개도국 기업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부문의 중소기업
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대일수입가격상승뿐 아니라 중화학부문의 성장세가속으로 인력 자금등
생산에 필요한 요소의 국내비용이 올라가는 것도 부담이다.
게다가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정책이나 원화의 절상등 거시경제
정책의 조정도 이들의 산업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도와줄수 있는 실효성있는 지원책의 강구가 엔고
이후 정책당국이 직면하게될 가장 큰 숙제가 아닌가 한다.
이번의 환율파동뿐만 아니라 연초의 멕시코 페소화위기, 2월의 영국
베어링사 파산등에서 보듯이 국제금융시장은 과거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불확실성들속에 놓여 있다.
정부의 통제밖에 있는 민간금융자산의 국제간 이동규모가 엄청나게 커졌고
미국경제의 만성적인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때문에 미국달러화가 국제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상실해 가고 있다.
안정된 국제결제수단의 부재는 국제간 무역등 실물거래를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초일류상품을 생산 공급하는 세계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기업으로서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매우 큰 걸림돌이 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제 우리도 파생금융상품시장도입을 좀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파생금융상품의 투기적 속성이 우려되기는 하나 파생금융상품시장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사고 파는 시장이다.
미래 현금흐름의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은 기업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그 위험을 전가할수 있는 시장인 것이다.
실물경제의 리스크를 금융자산의 리스크로 전환시키는 통로로서 파생금융
시장은 실물경제에서의 위험분산을 가능케 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우리 금융시장이 파생금융상품과 같은 위험자산 거래를 수용할 만큼
성숙돼 있느냐, 또 금융당국이 이를 관리할 능력이 있느냐가 문제이기는
하겠으나 실물부문이 국제화에 보조를 맞추어 가능한 한 빨리 도입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실물경제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생각한다면 내년중 도입하기로 되어있는
주가지수선물처럼 주식시장의 위험을 헤지하는 파생금융상품선물보다는
국제환율, 국제금리의 위험을 헤지하게 해주는 통화선물, 금리스와프등의
파생금융상품시장이 먼저 고려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7일자).
엔화와 마르크화는 다소 절상되고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절하된 가운데
국제외환시장위기는 일단 끝이 나는 듯하다.
최근의 국제환율급변으로 우리경제가 받을 영향의 핵심은 무엇일까.
주지하다시피 우리경제는 경기과열에 따른 물가불안을 우려할 만큼 경제
활동이 왕성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원화의 대미달러화 평가절하와 마찬가지로 엔고는 수출을 증대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경기확장을 더욱 가속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엔고와 원저가 개별산업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를수가
있다.
원화의 약세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제고시킨다.
엔고로 일본상품과 국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철강등 소위 중화학 공업제품들에 대한 수출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은 뻔한 이치이다.
그런데 이미 생산설비가 모자랄 정도로 완전가동상태에 들어가 있는
품목들이 많기 때문에 수출물량이 늘어날 소지는 단기적으로 크지 않다.
그보다도 수출가격상승으로 이들 산업의 채산성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는
기대할수 있을 것이다.
산업기반이 이미 약해진 경공업부문의 수출경쟁력제고에는 엔고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공업부문은 엔고로 인한 수요창출효과는 없는 대신 생산측면에서 소재.
부품.생산설비의 대일수입가격상승으로 더큰 어려움을 겪을수 있다는
것이다.
엔고는 원저와는 달리 최근 수년간 눈에 띄게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성장의
양극화, 또는 산업의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는 것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도 다소 차이는 있다.
원화의 약세는 모든 수입가격을 일률적으로 올리는 효과는 갖고 있으나
엔고는 일차적으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가격만을 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으로부터의 소비재 수입비중이 매우 낮다.
대부분이 제조업생산에 필요한 소재 부품및 생산설비등이고 물가를 상승
시키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시경제정책수행에 있어서는 엔고가 대단히 유리한 환경변화라고
할수있다.
물가상승압력이 작은 가운데 수출주도의 경기호황을 연장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화환율운영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될것이다.
외국투자자본의 국내유입으로 경상수지적자에도 불구하고 원화에 대해서는
계속 절상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원화절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출호황이 조기에 끝나고 경기를 소비와
내수에 점차 의존해 나간다면 물가상승압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이는
경기확장국면을 빨리 마무리짓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엔고로 인해 어느정도의 원화절상이 지속되더라도
수출호황이 조기에 끝나지 않으리라는 점에서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운용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번의 엔고는 뜻하지 않은 호재가 된다고
해도 무방한듯하다.
하지만 문제는 엔고의 영향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나타난 부분이 엄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특히 후발개도국 기업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부문의 중소기업
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대일수입가격상승뿐 아니라 중화학부문의 성장세가속으로 인력 자금등
생산에 필요한 요소의 국내비용이 올라가는 것도 부담이다.
게다가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정책이나 원화의 절상등 거시경제
정책의 조정도 이들의 산업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도와줄수 있는 실효성있는 지원책의 강구가 엔고
이후 정책당국이 직면하게될 가장 큰 숙제가 아닌가 한다.
이번의 환율파동뿐만 아니라 연초의 멕시코 페소화위기, 2월의 영국
베어링사 파산등에서 보듯이 국제금융시장은 과거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불확실성들속에 놓여 있다.
정부의 통제밖에 있는 민간금융자산의 국제간 이동규모가 엄청나게 커졌고
미국경제의 만성적인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때문에 미국달러화가 국제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상실해 가고 있다.
안정된 국제결제수단의 부재는 국제간 무역등 실물거래를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초일류상품을 생산 공급하는 세계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기업으로서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매우 큰 걸림돌이 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제 우리도 파생금융상품시장도입을 좀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파생금융상품의 투기적 속성이 우려되기는 하나 파생금융상품시장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사고 파는 시장이다.
미래 현금흐름의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은 기업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그 위험을 전가할수 있는 시장인 것이다.
실물경제의 리스크를 금융자산의 리스크로 전환시키는 통로로서 파생금융
시장은 실물경제에서의 위험분산을 가능케 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우리 금융시장이 파생금융상품과 같은 위험자산 거래를 수용할 만큼
성숙돼 있느냐, 또 금융당국이 이를 관리할 능력이 있느냐가 문제이기는
하겠으나 실물부문이 국제화에 보조를 맞추어 가능한 한 빨리 도입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실물경제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생각한다면 내년중 도입하기로 되어있는
주가지수선물처럼 주식시장의 위험을 헤지하는 파생금융상품선물보다는
국제환율, 국제금리의 위험을 헤지하게 해주는 통화선물, 금리스와프등의
파생금융상품시장이 먼저 고려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