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중 구속방침 덕산그룹의 실질적인 사주인 정애리시씨(71)가 1천억원대
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포착됐다.

덕산그룹 부도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이원성검사장)는 17일 광주시
동구 서석동 정씨집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전남 해남땅 1백90여필지 2백만평
과 전남 무안등지의 석회석광업권 7개의 소유관계가 적힌 재산서류를 발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덕산그룹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자금행방을 알수 있는 3백
여개의 통장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통장들이 가명과 차명등으로 돼있어 재산은닉과 깊은 관련이 있
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가 숨겨놓은 부동산은 전남 해남군 문내면 일대의 N산업명의의 목장용
지등이며 싯가로는 약 1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덕산그룹의 박성섭회장등이 1천1백12억원의 당좌수표를
부도낸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좌수표부도액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박성섭덕산그룹회장등에 대해 일단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를 적용,다음주중 구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검찰이 밝혀낸 총부도액수는 3천2백10억원으로 덕산그룹계열사가
2천94억원,고려시멘트계열사가 1천1백16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함께 광주지검은 덕산그룹등에 대출해준 금융기관의 임직원들을
일단 참고인자격으로 불러 대출관련 경위와 구체적인 대출액수등을
조사했다.

광주.전남권 금융기관중 덕산그룹등에 대출해준 은행은 광주은행을
비롯,상업 제일 외환 신한 장기신용은행등 15개에 이르고 있다.

광주지검은 이들 은행의 일부 임직원들이 대출과 관련,금품을 받았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대검은 17일 새벽 덕산측이 숨긴 회사경리장부등 70박스분량의
서류를 서울 강남구 삼전동 국제전광(주) 분사무소에서 찾아냈다.

검찰은 또 비록 정애리시씨(71)가 덕산그룹의 공식직함을 가진 것은
아니만 정씨가 자금동원등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고 사법처리방침을
굳혔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씨가 공식적인 직책은 없지만 사기죄성립은
형식적인 면보다자금을 누가 결제했느냐는 실체적 진실에 따라 이뤄진다"고
언급,정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미 확정됐음을 시사했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