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그룹 부도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이원성검사장)는 18일 덕산
그룹의 자금서류에 박성섭회장(47)의 어머니인 정애리시씨(71)의 결재란
이 따로 있었던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그동안 압수한 경리서류와 덕산그룹임직원에 대한 조사결과,정
씨가 지난 2월7일 고려시멘트 한국고로시멘트등의 돈 3백20억원을 덕산그
룹에 지원해주면서 결재란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정씨가 덕산그룹에 공식직함은 없었지만 그룹계열
사의 자금서류에 정씨의 결재란이 있는 것으로 봐 정씨가 그룹을 실질적으
로 총괄한 것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고려시멘트등의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벌여 3백20억원을 지
원할 당시,이들 임직원들이 지원에 반대했는데도 정씨의 지시로 자금지원
이 이뤄졌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이와함께 계열회사간의 자금흐름을 밝히기 위해 김태식무등일보
부사장을 비롯,한국고로시멘트와 고려시멘트의 자금담당 실무자등 5명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덕산그룹의 자금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재무이사 최병구씨와 경영
정책실장 이종호씨가 도피중이라고 밝히고 이들의 소재지에 수사관을 보내
신병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은닉재산에 대한 수사와 관련,"전남 해남등지의 목장용지 1백76
만평외에도 덕산개발이 지난 94년 7월 전북 순창 온천개발지구 임야 26만5
천평을 2백65억원에 사들인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고 말했다.

검찰은 부동산과 압수된 3백여개의 통장의 실소유자를 밝히기 위해 정씨
와친인척 39명의 계좌를 은행감독원과 함께 추적조사중이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