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개도국 '멕시코 망령'에 시달린다..'제2멕시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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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남미등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개발도상국들이 "멕시코 경제위기"
라는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잠재력을 가늠하며 투자에 열을 올리던 선진국투자자들의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은 이제 제2의 멕시코가 어딜까하는 우려로 바뀌고 있다.
멕시코위기의 불똥이 튀면서 남미국가들은 이미 준경제위기를 맞고 있으며
경제구조가 유사한 아시아국가들도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제2의 멕시코로 지목되는 국가는 필리핀과 아르헨티나.
양국 모두 만성적인 적자에다 자본변동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멕시코사태의 재연이 가장 우려되는 나라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에 돈을 밀어넣었던 외국투자자들은 멕시코파동의 도미노현상을
걱정한 나머지 앞다퉈 돈을 빼내가고 있다.
이에따라 2천%에 육박했던 인플레이션을 5%선으로 끌어내리고 연율 7%의
고속성장을 누리며 남미지역의 경제모범생으로 성장하던 아르헨티나는
순식간에 경제위기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멕시코사태가 일어난 지난해 12월말부터 금년 2월초까지 아르헨티나주식과
채권시장은 1백억달러이상의 손해를 기록했으며 우량주식의 주가는 절반
이상 떨어졌다.
예금인출액수는 4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외자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급감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페소화의 평가
절하설까지 대두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미주
개발은행등으로부터 총67억달러의 차관을 도입키로 합의, 긴급구조책에
나섰다.
차관내용은 IMF로부터 연내 20억달러를 도입하는 것을 비롯 세계은행과
미주개발은행에서 총 47억달러를 지원받는 것으로 돼 있다.
또한 국내대기업들의 정부공채매입과 국영기업체매각등으로 44억달러를
별도로 조성, 총1백11억달러의 재원을 확보해 외채원리금상환과 재정흑자를
통한 페소화 안정체제를 유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번 합의직후 지난 두달동안 급전직하를 계속해온 주식시장은 반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문제점은 아직 남아있다.
이번 합의는 부가가치세및 연금세, 휘발유세등의 인상과 수출환급금지불
중지등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거래가격의 18%선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가 최소한
3~4%포인트 상승, 21~22%선에서 세율이 결정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고용주가 부담하는 연금세 역시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같은 기업및 소비자들의 부담증가는 결국 물가상승과 함께 수출부진을
부채질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카발로 경제장관도 이와관련,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목표선인 4.5%에서
3%로 후퇴할수 밖에 없으며 수출도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처럼 지금 당장 재정파탄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필리핀 역시 멕시코사태 재연의 유력한 후보국으로 꼽히고 있다.
외채가 많고 경상적자도 계속되고 있다.
엄청난 경상적자를 메우기위해 외국자본 유치에 혈안이 돼있다는 점도
멕시코와의 공통점이다.
경제개혁도 별로 신통치 못하다.
라모스대통령의 환율규제와 은행 전력 통신등에 대해 강경한 정책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예산목표도 난항을 겪고 있어 올해도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화의 과잉공급도 여전하다.
각종 로비로 인해 에너지산업의 규제완화는 요원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필리핀은 멕시코와 다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우선 GNP대비 외채할부상환금액비율은 멕시코가 30%이상인 반면 필리핀은
16%에 불과하다.
멕시코 부채의 80%이상은 단기였지만 필리핀의 경우 25%만이 단기부채이다.
경상수지 적자도 GNP의 4.5%에 그치고 있으며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멕시코가 GNP대비 8~9%에 이르는 경상적자에 비춰볼때 필리핀이 멕시코와
같은 상태라고 단언할 수 없다.
단 필리핀의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상태가 최대변수이다.
이들 투자자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은 IMF의 차관제공 여부이다.
이 점에 있어서 필리핀의 전망은 상당히 밝다.
필리핀은 경제성장이나 인플레면에서 볼때 IMF가 제시한 기준 이상으로
잘 해 왔다.
필리핀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외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모든 성장수치가
높이 치솟고 있다.
GDP는 지난해 4.3%나 성장했고 수출은 30%나 늘어났으며 투자도 10% 증가
했다.
인플레이션도 5.1%로 떨어졌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는 필리핀보다는 아르헨티나가 제2의 멕시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짓고 있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
라는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잠재력을 가늠하며 투자에 열을 올리던 선진국투자자들의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은 이제 제2의 멕시코가 어딜까하는 우려로 바뀌고 있다.
멕시코위기의 불똥이 튀면서 남미국가들은 이미 준경제위기를 맞고 있으며
경제구조가 유사한 아시아국가들도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제2의 멕시코로 지목되는 국가는 필리핀과 아르헨티나.
양국 모두 만성적인 적자에다 자본변동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멕시코사태의 재연이 가장 우려되는 나라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에 돈을 밀어넣었던 외국투자자들은 멕시코파동의 도미노현상을
걱정한 나머지 앞다퉈 돈을 빼내가고 있다.
이에따라 2천%에 육박했던 인플레이션을 5%선으로 끌어내리고 연율 7%의
고속성장을 누리며 남미지역의 경제모범생으로 성장하던 아르헨티나는
순식간에 경제위기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멕시코사태가 일어난 지난해 12월말부터 금년 2월초까지 아르헨티나주식과
채권시장은 1백억달러이상의 손해를 기록했으며 우량주식의 주가는 절반
이상 떨어졌다.
예금인출액수는 4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외자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급감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페소화의 평가
절하설까지 대두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미주
개발은행등으로부터 총67억달러의 차관을 도입키로 합의, 긴급구조책에
나섰다.
차관내용은 IMF로부터 연내 20억달러를 도입하는 것을 비롯 세계은행과
미주개발은행에서 총 47억달러를 지원받는 것으로 돼 있다.
또한 국내대기업들의 정부공채매입과 국영기업체매각등으로 44억달러를
별도로 조성, 총1백11억달러의 재원을 확보해 외채원리금상환과 재정흑자를
통한 페소화 안정체제를 유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번 합의직후 지난 두달동안 급전직하를 계속해온 주식시장은 반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문제점은 아직 남아있다.
이번 합의는 부가가치세및 연금세, 휘발유세등의 인상과 수출환급금지불
중지등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거래가격의 18%선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가 최소한
3~4%포인트 상승, 21~22%선에서 세율이 결정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고용주가 부담하는 연금세 역시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같은 기업및 소비자들의 부담증가는 결국 물가상승과 함께 수출부진을
부채질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카발로 경제장관도 이와관련,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목표선인 4.5%에서
3%로 후퇴할수 밖에 없으며 수출도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처럼 지금 당장 재정파탄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필리핀 역시 멕시코사태 재연의 유력한 후보국으로 꼽히고 있다.
외채가 많고 경상적자도 계속되고 있다.
엄청난 경상적자를 메우기위해 외국자본 유치에 혈안이 돼있다는 점도
멕시코와의 공통점이다.
경제개혁도 별로 신통치 못하다.
라모스대통령의 환율규제와 은행 전력 통신등에 대해 강경한 정책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예산목표도 난항을 겪고 있어 올해도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화의 과잉공급도 여전하다.
각종 로비로 인해 에너지산업의 규제완화는 요원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필리핀은 멕시코와 다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우선 GNP대비 외채할부상환금액비율은 멕시코가 30%이상인 반면 필리핀은
16%에 불과하다.
멕시코 부채의 80%이상은 단기였지만 필리핀의 경우 25%만이 단기부채이다.
경상수지 적자도 GNP의 4.5%에 그치고 있으며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멕시코가 GNP대비 8~9%에 이르는 경상적자에 비춰볼때 필리핀이 멕시코와
같은 상태라고 단언할 수 없다.
단 필리핀의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상태가 최대변수이다.
이들 투자자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은 IMF의 차관제공 여부이다.
이 점에 있어서 필리핀의 전망은 상당히 밝다.
필리핀은 경제성장이나 인플레면에서 볼때 IMF가 제시한 기준 이상으로
잘 해 왔다.
필리핀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외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모든 성장수치가
높이 치솟고 있다.
GDP는 지난해 4.3%나 성장했고 수출은 30%나 늘어났으며 투자도 10% 증가
했다.
인플레이션도 5.1%로 떨어졌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는 필리핀보다는 아르헨티나가 제2의 멕시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짓고 있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