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캐세이패시픽항공(CPA)은 지난해 23억8,800만홍콩달러(미화 약
3억1,000만달러)의 순익을 냈다.

한화로는 2,300억원으로 웬만한 중소업체의 한해 매출액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금액이다.

매출액은 272억1,500만홍콩달러로 한화 2조7,200억원쯤 된다.

순익과 매출액증가율은 각각 4.1%와 13%에 달한다.

지난 3년동안 세계경기침체로 대다수 항공사들이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을때 CPA는 90년대들어 매년 이익을 냈다.

CPA가 해마다 이익을 낼수 있었던 것은 여느 기업들처럼 경영혁신에 나선
덕택이었다.

CPA의 경영혁신은 두가지 방향에서 진행됐다.

생산성향상과 전략노선강화가 경영혁신의 양대축이다.

생산성향상을 위해 3년전부터 OBS(Operation Better Shape)라는 이름의
리엔지니어링을 실시하고 있다.

OBS는 경영진축소와 마케팅전략수정, 새로운 인사정책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선 경영진축소에서는 11명이던 이사를 7명으로 줄여 결재라인을 간소화
했다.

또 여러개의 지역단위로 나뉘어져 있던 마케팅부문을 통폐합, 홍콩본사에서
마케팅을 총괄하도록 시스템을 바꾸었다.

이는 마케팅의 중앙집권화로 마케팅효율을 높이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새로운 인사정책으로서 회사는 직원들의 지역별 이동을 자유화했다.

이와함께 조종사에게는 주거지를 각자의 본국으로 옮길수 있도록 했다.

지역별 인사이동의 자유화는 홍콩의 중국귀속을 앞두고 캐나다등으로 이민
가는 직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민직원들이 정착국의 CPA지사에서 근무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력자를 해외지사에 파견하는 셈이어서 회사의 생산성향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조종사들에 대해서는 전에는 일률적으로 홍콩에 주거지를 두도록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이나 캐나다등 각자의 출신국에 주거지를 둘수 있도록
조치했다.

회사는 그대신 조종사의 급여를 줄였다.

이 조치는 조종사의 생산성을 높이면서 전체인건비도 절감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내고 있다.

전략노선강화정책에서 매출액의 70%이상을 차지하는 홍콩 대만 일본노선에
대한 서비스질을 높였다.

각 노선별로 승객취향에 맞춰 기내식을 바꾼것이 대표적인 서비스향상의
하나이다.

이밖에 아시아지역에 영업기반을 두고 있는 회사사정을 감안, 지난해
9월 회사로고를 아시아적인 분위기로 변경했다.

소위 "붓터치 날개로고"로서 동양전통의 붓글씨 형태로 날개를 도안한
것이다.

주고객인 동양인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같은 경영혁신덕택에 CPA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매출을 늘리면서 이익을 낼수 있었다.

경영실적의 바로미터인 주가는 현재 주당 12달러대로 올들어 20%가량
상승, 매년 이익을 내고 있는 CPA의 성가를 높여 주고 있다.

CPA는 앞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효율이 낮은데다 3명의 조종사가 필요한 지금의 트라이스타여객기
11대를 올해와 내년에 걸쳐 신형 에어버스및 보잉기로 교체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새로 투입될 이 신형여객기의 열효율이 트라이스타기보다 30%쯤 높고
조종사도 2명이면 족해 연료비와 인건비를 크게 줄일수 있어 이익증대에
상당히 도움이 될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