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양도세부과 유예기간이 올 연말로 만료됨에 따라 관련 미술단체
들이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미술협회(이사장 이두식)와 한국고미술협회(회장 정찬우) 집행부는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 폐지를 지난2월 치른 선거의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정부와 국회및 일반국민들에게 미술품양도세의 비현실성을 알리는
여론환기작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또 한국화랑협회(회장 권상릉)도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논의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모색중이다.

미술의해 조직위(위원장 이대원) 또한 미술의해인 올해 미술관계법 및
제도 제.개정사업을 펼치면서 양도세부과방침 철폐를 위한 방안을 다각
도로 연구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또 개별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기보다 공동보조를
취한다는데 합의하고 이달말이나 내달초 단체장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술계에서는 이처럼 눈앞에 닥친 양도세부과문제로 전전긍긍하는
가운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조건 폐지만을 주장할수 없는 만큼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충론과 미술시장 활성화에 결정적인 장벽이
되는만큼 기어코 없애야 한다는 폐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

절충론을 주장하는 쪽은 우선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조세형평의
원칙에 따라 미술품거래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당연히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일반국민들의 정서가 만만치않아 무턱대고 폐지주장만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이들 절충론자들은 일방적으로 철폐를 주장하기보다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누구나 납득할수 있는 절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이에반해 폐지론을 내세우는 쪽은 "1점당 2천만원이상짜리 미술품
거래시 양도차익의 40~60%를 세금으로 징수한다"는 정부의 방침대로
라면 해당범위가 작아 세수효과도 미미하면서 미술시장만 위축시킨
다는 것.

뿐만 아니라 세원포착을 위해 매매기록을 남기고 신분을 밝히는 것이
의무화되면 이를 피하기 위해 양성적인 거래대신 음성거래만 늘어나는
부정적인 결과가 생겨나고 결국 미술시장은 고사하고 말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는 정부가 90년 "서화및 골동품에 대한 과세
방침"을 확정하면서 93년부터 시행키로 했었다.

그러나 미술계가 이에 맞서 관련단체 공동명의의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화랑이 철시하는등 강력하게 반발하자 91~92년 2년간
시행이 유보됐다.

이후 미술계 전체의 계속된 반발과 실효성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여론에 따라 95년말까지 재유보됐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