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주문형보험"시대가 열리고 있다.

계약자가 필요한 위험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이른바 "테일러 메이드"상품에
가입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보험업계의 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공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승객들에게 최고 4천만원의 보험금
을 지급하는 시설소유관리자 배상책임보험에 들기로 확정,동양화재등 손보사
에 적합한 상품을 제시받고 보험가입을 위한 마무리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이는 국내공공기관이 처음으로 가입하는 배상책임보험으로 앞으로 철도청
공항관리공단등 다른 기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험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상품은 가입자가 1인당 보상범위와 면책범위를 선택하는 이른바
주문형방식이라는 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선진외국에선 대형위험을 안고 있는 기업이 자신의 보상능력과
부담할수 있는 보험료범위내에서 가장 적합한 보험상품을 가입할 수있는
잇점때문에 보편화된 형태이나 국내에선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유공이 지난93년 기존의 조립보험으로는 위험에 적정히 대처할수 없다고
판단,플랜트조립공사와 관련된 조립위험및 시험가동기간중 위험을 집중
보장하는 "유공조립및 건설공사보험"을 보험업계에 주문,삼성화재등 국내
손보사와 공동계약을 맺었다.

최근 들어선 한전 호유등 주로 위험물건이 대형인 기업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위험만을 보상받을 수 있는 주문형상품 개발을 요구하고 있으며
경부고속철도건설에 따른 건설공사.조립보험등도 주문형상품의 거래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주문형상품의 수요가 생기면서 동양 현대등 일부보험사에선 식품
제약 자동차업체등을 대상으로한 제품회수비용배상책임보험을 내놓으며
LG 삼성등 대형사들도 주문형보험상품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선 주문형보험상품의 인식이 아직 낮은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기업들에게 직면한 위험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다양해지면서 배상책임보험
분야를 중심으로 주문형 보험상품의 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지수현 동양화재 화재특종부장은 말했다.

<송재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