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880선에서 오르기 시작한 주가가 950선가지 올라오자
잠깐 쉬어갈려는 듯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가 했더니 아예 주저않은
모습이다.

상장기업의 부도가 예사롭지 않은데다가 인륜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사건이 터지자 주가도 어디론가 사라진 인륜을 애도하듯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연초부터 지진 기상이변 베어링쇼크 페소화폭락등 갖가지 고초를
겪은 주가가 엔고와 함께 이제 좀 편히 지내는가 했는데 또다시
고초가 연장되고 있다.

주가가 오를때건 내릴때건 나름대로의 이유가 그럴듯하게 제시되지만
이번만큼은 이유같은 이유로 주가가 움직이는 것 같다.

기업이 추락하고 인륜이 추락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