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데 그야말로 글자 하나로 면죄부를
부여받는 남성이 있다.

물론 오늘로서 들통나겠지만.. 과거 남성의 요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임균이었다.

학술적으로는 임균성 요도염이라 칭하는데 독자들은 성병의 대명사인
임질이란 용어가 더욱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임균이외의 잡균이 요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소위
비임균성 뇌도염이 많이 등장하여 남성의 죄(?)를 사하여 주고있다.

임균이 아니니 성병이 아니고 그런만큼 결백하다는 거짓 변명을
해주는..그러나 이는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최근 성인병의 주종을 이루는 질병은 다름아닌 비임균성
요도염이기 때문이다.

전체 요도염의 50%이상을 차지하는 비임균성 요도염은 감염되더라도
과반수이상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보균자로 지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염시킬수 있다.

또한 성관계이후의 잠복기가 1~3주로 일정하지 않고 증상자체도 배뇨시의
가벼운 불쾌감이나 요도의 묽은 분비물 정도가 고작이어서 지나쳐 버리기
쉽다.

이러한 특징은 성개방 풍조와 함께 발생빈도를 더욱 높여주니 비임균성
요도염은 우리나라에서도 임질에 비해 흔한 성병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인균은 클라미디아,우레아플라스마 우레알리티쿰등 발음조차 하기
어려운 세균들인데 이들 균은 일반적인 세균배양검사로는 찾아낼수 없어
특수배지를 사용해야만 하며 배양기술 또한 까다로워 확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보통의 세균검사에서 임균이 발견되지 않으면 원인균에 관계없이
비임균성 요도염이라 진단하니,아닐 비라는 접두어 하나가 남성에게
얼토당토않은 면죄부의 탈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이전에 설명한 임병의 범주에 속한다.

특히 요도염의 증상이 뚜렷할 경우에는 임병 중에서도 오줌이 누런
고름처럼 나오면서 음경속이 따갑고 아프다(뇌출여고경중삽통)는
고림과 가장 유사하다.

치료는 음부의 습열을 제거하면서 소변의 배설을 이롭게 하는
청열이수법이주로 활용된다.

그러나 모든 병은 예방이 최선이다.

특히 성병은 더욱 그러하니 남성들은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지 않도록
절제할 것을 권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6일자).